정치 정치일반

바른미래 교섭단체 붕괴…'셀프 제명'까지 연쇄 탈당 예고

뉴시스

입력 2020.02.04 16:04

수정 2020.02.04 16:04

손학규 최측근 이찬열 "동토의 광야 떠난다" 탈당 이찬열 탈당에 바른미래 교섭단체(20석) 지위 상실 이번주 기로…지역구 탈당→비례 '셀프 제명' 수순 현역 의원 1명 뿐인 안철수 신당에 청신호 켜질 듯 바른미래, 의원 잃으며 정당보조금 대폭 삭감 예고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바른미래당 회의실에서 열린 제198차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현안 발언을 하고 있다. 2020.02.03.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바른미래당 회의실에서 열린 제198차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현안 발언을 하고 있다. 2020.02.03.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 유자비 기자 = 손학규 대표의 사퇴 문제를 둘러싸고 바른미래당이 내홍을 겪는 가운데, 손 대표 최측근으로 분류되던 이찬열 의원이 4일 당을 떠났다.

이로 인해 바른미래당은 원내 교섭단체 지위를 잃으며 위기에 놓였다. 손 대표가 이른 시일 내 사퇴를 결단하지 않을 경우 지역구 의원들의 탈당 도미노와 비례대표 의원들의 '셀프 제명'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찬열 의원은 이날 언론에 배포한 선언문을 통해 "저라도 의리와 낭만이 있는 정치를 하고자 했지만 이제 한계인 것 같다.
오늘 바른미래당을 떠나 동토의 광야로 떠나겠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손 대표를 향해선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해 형언할 수 없는 심정"이라며 "손 대표님이 안 계셨더라면 오늘의 저도 없었을 것이다. 손 대표님과의 의리를 제 삶의 도리라 여기는 마음만은 변치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손 대표가 2016년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할 때 함께 당적을 옮겼던 대표적인 손학규계 인사다. 지난해 손 대표의 사퇴를 두고 당권파와 비당권파가 충돌했을 때도 손 대표를 적극 옹호했다. 손 대표 체제 하에서 총선을 치르기 어렵다는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의 탈당으로 바른미래당은 원내 교섭단체(20석) 지위를 상실하게 됐다. 이번주 중 손 대표가 당권파의 사퇴 요구에 대해 확답하지 않을 경우 호남계를 비롯한 당권파 지역구 의원들의 '탈당 도미노'도 예상된다. 안철수계 중 유일한 지역구 의원인 권은희 의원도 전날 YTN라디오에 나와 "탈당과 관련해서 이미 결심을 연초에 한 상태이기 때문에 조만간 이뤄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탈당을 암시했다.

이럴 경우 스스로 탈당하면 의원직을 잃는 비례대표 의원들도 당을 떠날 길이 열린다. 이 의원의 탈당으로 당 소속 현역 의원은 지역구 의원 6명, 비례대표 의원 13명 등 총 19명이다. 지역구 의원들 탈당시 13명의 비례대표 의원들은 '셀프 제명'을 통해 무소속으로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다.

정당법 33조는 "당헌이 정하는 절차를 거치는 외에 소속 의원 전원의 2분의 1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고, 당헌당규는 의원총회에서 재적 3분의2(9명) 이상 찬성을 조건으로 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이찬열 위원장이 신문을 들고 우리나라 대학입시 문제에 대한 비판을 하고 있다. 2019.10.04. photothink@newsis.com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이찬열 위원장이 신문을 들고 우리나라 대학입시 문제에 대한 비판을 하고 있다. 2019.10.04. photothink@newsis.com
이는 곧 안철수계 비례대표 의원들의 탈당→안철수 신당 행으로 이어져 안철수 전 의원의 신당 창당에는 청신호를 켤 전망이다. 비례대표 의원들이 대부분인 안철수계 의원들이 바른미래당을 탈당하지 못한 채로 신당에 참여할 경우 안 전 의원의 신당은 '의원 1명' 정당으로 시작하게 된다.

바른미래당의 연쇄 탈당 조짐은 당의 재정에도 먹구름을 드리우게 하고 있다.

정당법에 따르면 교섭단체를 구성한 정당에 대해 국고 정당보조금의 50%를 균등하게 분할해 배분하고, 5석 이상 20석 미만 정당에는 5%를, 의석이 없거나 5석 미만의 의석을 가진 정당에는 2%를 배분한다.

바른미래당은 이미 이 의원의 탈당으로 교섭단체 지위를 상실해 보조금이 대폭 삭감된다.
지난해 4분기 교섭단체인 바른미래당은 25억여원을, 비교섭단체인 정의당과 민주평화당은 각각 6억여원, 2억여원 상당을 받아 큰 차이가 났다.

올해 1분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경상보조금 지급일인 오는 15일 이전에 의원들이 대거 탈당할 경우 재정 타격이 더 커질 수 있다.
당의 총선 준비에도 빨간불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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