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최측근 이찬열 "동토의 광야 떠난다" 탈당
이찬열 탈당에 바른미래 교섭단체(20석) 지위 상실
이번주 기로…지역구 탈당→비례 '셀프 제명' 수순
현역 의원 1명 뿐인 안철수 신당에 청신호 켜질 듯
바른미래, 의원 잃으며 정당보조금 대폭 삭감 예고
이로 인해 바른미래당은 원내 교섭단체 지위를 잃으며 위기에 놓였다. 손 대표가 이른 시일 내 사퇴를 결단하지 않을 경우 지역구 의원들의 탈당 도미노와 비례대표 의원들의 '셀프 제명'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찬열 의원은 이날 언론에 배포한 선언문을 통해 "저라도 의리와 낭만이 있는 정치를 하고자 했지만 이제 한계인 것 같다. 오늘 바른미래당을 떠나 동토의 광야로 떠나겠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손 대표를 향해선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해 형언할 수 없는 심정"이라며 "손 대표님이 안 계셨더라면 오늘의 저도 없었을 것이다. 손 대표님과의 의리를 제 삶의 도리라 여기는 마음만은 변치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손 대표가 2016년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할 때 함께 당적을 옮겼던 대표적인 손학규계 인사다. 지난해 손 대표의 사퇴를 두고 당권파와 비당권파가 충돌했을 때도 손 대표를 적극 옹호했다. 손 대표 체제 하에서 총선을 치르기 어렵다는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의 탈당으로 바른미래당은 원내 교섭단체(20석) 지위를 상실하게 됐다. 이번주 중 손 대표가 당권파의 사퇴 요구에 대해 확답하지 않을 경우 호남계를 비롯한 당권파 지역구 의원들의 '탈당 도미노'도 예상된다. 안철수계 중 유일한 지역구 의원인 권은희 의원도 전날 YTN라디오에 나와 "탈당과 관련해서 이미 결심을 연초에 한 상태이기 때문에 조만간 이뤄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탈당을 암시했다.
이럴 경우 스스로 탈당하면 의원직을 잃는 비례대표 의원들도 당을 떠날 길이 열린다. 이 의원의 탈당으로 당 소속 현역 의원은 지역구 의원 6명, 비례대표 의원 13명 등 총 19명이다. 지역구 의원들 탈당시 13명의 비례대표 의원들은 '셀프 제명'을 통해 무소속으로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다.
정당법 33조는 "당헌이 정하는 절차를 거치는 외에 소속 의원 전원의 2분의 1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고, 당헌당규는 의원총회에서 재적 3분의2(9명) 이상 찬성을 조건으로 하고 있다.
바른미래당의 연쇄 탈당 조짐은 당의 재정에도 먹구름을 드리우게 하고 있다.
정당법에 따르면 교섭단체를 구성한 정당에 대해 국고 정당보조금의 50%를 균등하게 분할해 배분하고, 5석 이상 20석 미만 정당에는 5%를, 의석이 없거나 5석 미만의 의석을 가진 정당에는 2%를 배분한다.
바른미래당은 이미 이 의원의 탈당으로 교섭단체 지위를 상실해 보조금이 대폭 삭감된다. 지난해 4분기 교섭단체인 바른미래당은 25억여원을, 비교섭단체인 정의당과 민주평화당은 각각 6억여원, 2억여원 상당을 받아 큰 차이가 났다.
올해 1분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경상보조금 지급일인 오는 15일 이전에 의원들이 대거 탈당할 경우 재정 타격이 더 커질 수 있다. 당의 총선 준비에도 빨간불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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