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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TK 달랬지만…"예전부터 영남 너무 많이 잘랐다" 불만

뉴스1

입력 2020.02.04 16:20

수정 2020.02.04 22:04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왼쪽 세 번째)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중식당에서 당 소속 대구 지역 의원들과 오찬 회동을 하고 있다. 2020.2.4/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왼쪽 세 번째)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중식당에서 당 소속 대구 지역 의원들과 오찬 회동을 하고 있다. 2020.2.4/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한재준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대구·경북(TK) 지역 컷오프(공천배제)비율 상향에 불만의 목소리를 내는 대구 지역구 의원들과 대화에 나섰지만 당내 갈등이 쉽게 봉합되지 않는 모양새다.

황 대표는 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소재 음식점에서 대구 지역구 의원들과 점심을 겸한 회동을 갖고 컷오프 기준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김성원 한국당 대변인이 전했다.

이날 회동은 황 대표를 비롯해 김성원, 김상훈, 정태옥, 김규환, 강효상, 윤재옥, 주호영, 곽대훈, 추경호 등 대구 지역구 및 비례의원들이 참석했다.

한 시간 반 동안 진행된 회동에서 지역구 의원들은 일제히 공천관리위원회의 TK 지역 컷오프 비율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당 공관위가 TK와 부산·울산·경남(PK)지역의 컷오프 비율을 20대 총선 당시와 비슷한 50~60% 수준으로 설정할 것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김 대변인은 회동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공천과 관련해 세부적인 이야기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TK 의원들이) 인위적인 50% 물갈이, 판갈이에 대해 대구 시민의 우려를 (황 대표에게) 강력하게 전달했다"며 "대구 시민의 자존심을 지키는 부분들에 대해 황 대표뿐만 아니라 공천관리위원회 위원들이 심사숙고해서 얘기를 해야 하지 않냐는 말을 했다. 인위적 컷오프는 민심의 역효과를 부를 수 있어 신중을 기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의원들의 건의에도 황 대표는 컷오프 비율은 공관위의 결정에 따른다는 입장을 간접적으로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변인은 "(황 대표가) 공천에 관해서는 김형오 공관위원장에게 전권을 위임한 상황이지만 소통하고 있다. 의원들의 우려와 대구시민의 우려를 공관위원장에게 전달하겠다고 했다"며 "큰 틀에서 넓게 봐서 총선 과반수 목표를 향해 다 같이 가고 그 뒤로도 총선뿐만 아니라 정권 교체까지 가야 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대구 지역 '물갈이'로 인한 역효과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컷오프 비율 조정에 대한 답변은 공관위에 미룬 것이다. 사실상 황 대표는 TK·PK 컷오프 비율을 수용할 것을 의원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동에 참석한 한 의원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황 대표가) 대구·경북 의원들이 당이 어려울 때 앞장서 열심히 뛰어준 공로에 대해서 깊이 새기고 있지만 이번 총선은 승리를 위한 총선이라는 입장을 전달했다"며 "결과적으로 컷오프 비율 상향을 이해해달라고 한 것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가 오갔다는 김 대변인의 말과 달리 회동의 분위기는 다소 무거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회동에 참석한 또 다른 의원은 "화기애애했다는 것은 전혀 아니다. 싸운 것은 아니지만 조심스럽게 말했다"며 "예전에도 영남지역을 너무 많이 잘랐다. 그래서 공천 파장이 있었다고 (컷오프에 대한) 우려를 전했다"고 말했다.


황 대표가 애매한 태도를 취하면서 TK·PK 지역구 의원들의 불만도 쉽게 누그러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당장 종로구 출마를 놓고도 황 대표가 결정을 못 내리고 있어 '공관위의 결정에 따르라'는 말에 TK·PK 의원들이 수긍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황 대표는 이날 저녁에는 경북 지역구 의원들과 회동을 갖고 설득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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