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시민들 "신종 코로나 확산에 대중교통 이용도 걱정"

뉴시스

입력 2020.02.04 17:32

수정 2020.02.04 17:32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4일 경기 수원시 팔달구 수원역 대합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이 확산돼 이용객이 줄어든 모습이다. 2020.02.04. heee9405@naver.com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4일 경기 수원시 팔달구 수원역 대합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이 확산돼 이용객이 줄어든 모습이다. 2020.02.04. heee9405@naver.com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제 옆에 앉은 다른 승객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일 수도 있잖아요. 대중교통 이용할 때마다 너무 걱정돼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국내 확진환자가 16명으로 늘어난 4일 15번째 확진환자가 거주하는 경기 수원시민들은 불안에 휩싸인 모습이다. '사람이 모이는 곳은 피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시민의 발인 대중교통 이용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날 오전 8시30분 늘 북적이던 수원시 팔달구 수원역 대합실은 출근길 인파가 지나가자, 한산한 모습이었다. 평소 같으면 앉을 자리를 찾을 수 없었을 대합실 TV 앞 의자도 텅 비어 있었다.


몇몇을 제외한 이용객 대부분은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역사 직원이나 대합실 내 상점 직원들도 하얀 마스크를 쓴 채 업무를 보고 있었다.

대합실에 손 소독제 사용과 마스크 착용 등을 당부하는 안내 방송이 들리자, 매표소와 개찰구 옆에 있는 손 소독제로 손을 소독하는 이용객도 보였다.

서울로 출근하기 위해 서울역행 기차를 기다리던 A(31·여)씨는 마스크를 낀 채 "출근을 안 할 수도 없고, 서울까지 가야 하다 보니 매일 대중교통을 이용하는데 너무 걱정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확진 판정을 받기 전까지 돌아다니면서 접촉한 사람들이 수십명씩 되고, 실제로 12번째 환자는 수원역을 다녀갔다고 하더라. 수원에 확진환자까지 나와서 걱정이 많다"라고도 했다.

수원역 대합실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B(51)씨도 마스크를 쓴 채 손님을 맞았다.

약국 선반 위에는 'KF94 대형 마스크 3500원'이라고 적힌 종이가 눈에 띄었다. 바로 옆에 마련된 쓰레기통에는 손님들이 마스크를 사서 바로 쓴 뒤 버린 포장비닐이 가득 쌓여 있었다.

B씨는 "요즘은 대부분 손님이 마스크만 찾는다. 대량으로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있어서 1명당 5매로 제한해 팔고 있다. 역사를 이용하는 여러 손님한테 제공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말했다.

이어 "평소 오전 9시가 넘어서면 대합실이 북적북적 하는데 수원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주말부터 사람이 확 줄었다"라고 덧붙였다.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4일 경기 수원시 권선구 수원터미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확산으로 한산한 모습. 2020.02.04. heee9405@naver.com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4일 경기 수원시 권선구 수원터미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확산으로 한산한 모습. 2020.02.04. heee9405@naver.com
수원시 권선구에 위치한 수원터미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마스크를 쓴 이용객 몇몇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지만, 한산한 분위기는 수원역과 같았다.

경북 문경에 가기 위해 터미널을 방문했다는 C(70·여)씨는 운전을 할 수 없어서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터미널에 왔다고 하소연했다.

C씨는 "멀리 가야 하는데 운전을 할 줄 몰라서 어쩔 수 없이 버스를 타러 왔다. 마스크 쓰고 손 씻고 해도 걱정이 된다. 노인들이야 그렇다 쳐도 손주들이나 아이들이 옮을까 봐 그게 제일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수원터미널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D(37·여)씨는 수원에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주말부터 이용객이 줄어든 것을 실감한다고 설명했다.

D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걱정에 사람들이 대중교통을 더 이용하지 않는 것 같다. 터미널과 연결된 아울렛에도 손님이 줄었다. 지난 주말부터 이용객이 많이 줄어 매출이 반토막났다"며 울상을 지었다.

수원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하자 터미널 등에 예방수칙이 적힌 안내문을 부착하도록 하고, 운전업무 종사자 등 근무자들이 상시 마스크·장갑 등을 착용하도록 했다.


버스·택시 등 대중교통을 하루에 한 번 이상 방역소독하고, 차량에도 손 소독제를 비치하라고 업체에 요청했다. 또 대중교통은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장소인 만큼 예방 차원에서 열화상카메라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편, 이날 오전 8시 기준 수원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환자는 1명(15번째 환자), 의사환자 1명(분당 서울대병원 격리), 조사대상 유증상자 5명(자가격리), 자가격리대상자 74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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