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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우호 vs.조현아+외부세력 [한진家 경영권 분쟁 새 국면]

김경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04 17:52

수정 2020.02.04 17:52

박빙승부에 칼자루는 국민연금으로
국민연금·소액 주주들 변수
"연임 찬성" "기권" 의견 분분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을 둘러싸고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연금과 소액주주들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입장을 밝히지 않았던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4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지지하면서 다음달 주총을 앞두고 지분 경쟁이 복잡해졌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반도건설, 토종 사모펀드 KCGI(강성부펀드)와 연대한 상태다.

아직 표결 의사를 밝히지 않은 국민연금(4.11%)과 30%에 이르는 소액주주들이 이번 주총의 주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국민연금은 그간 주요 기업의 주총과 관련, 의결권 행사에서 외부 전문기관의 평가를 참조했다는 점에서 자문기관의 역할이 커질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부 자문기관에서 조 회장의 연임을 반대할 뚜렷한 명분을 찾기 쉽지 않다"며 "오히려 강성부펀드의 우호지분으로 등장한 조 전 부사장은 1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2심에서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선고를 받아 강성부펀드 측의 손을 들어주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강성부펀드 측이 조 전 부사장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을 부각시키는 논리를 펼칠 경우 외부 자문기관들의 평가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일각에선 국내 최대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의 기권을 점치고 있다. 그동안 국민연금이 행동주의 펀드와 손잡지 않고 "독자적으로 결정을 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단기 시세차익만 추구하는 행동주의 펀드와 투자철학과 방향 등에서 원천적으로 다르다. 행동주의 펀드 등과의 연계는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한 바 있다.


투자은행(IB)업계 고위관계자는 "국내 최대 큰손인 국민연금 입장에서 조 회장 편을 들자니 학력위조 의혹이 걸리고, 기존 경영진이 아닌 쪽 편을 들기도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기권을 선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국민연금 관계자는 "한진칼 주주총회 관련 의결권 방향은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에서 검토해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관투자자와 달리 자유로운 의결권 행사가 가능한 소액주주들의 경우 현재 경영진보다 전문경영인 체제를 선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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