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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2분기까지 '코로나' 못잡으면 세계경제 0.3%P 감소" [세계경제 코로나 쇼크]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04 17:55

수정 2020.02.04 17:55

골드만삭스 "사스보다 심각
1분기 잡아도 0.1~0.2%P 줄어
中 성장률도 5.5% 그칠 것"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컨벤션센터에서 4일 보건당국 직원들이 병상을 준비하고 있다. 이날 우한시는 컨벤션센터와 경기장 등 3곳을 개조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 수용을 위한 3400개의 신규 병상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AP뉴시스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컨벤션센터에서 4일 보건당국 직원들이 병상을 준비하고 있다. 이날 우한시는 컨벤션센터와 경기장 등 3곳을 개조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 수용을 위한 3400개의 신규 병상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AP뉴시스
"中 2분기까지 '코로나' 못잡으면 세계경제 0.3%P 감소" [세계경제 코로나 쇼크]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세계 경제침체의 뇌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세계의 생산공장이자 소비시장인 중국 경제성장률이 전망치 대비 1∼2%포인트 떨어질 것이란 비관론이 제기된다.
이에 올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최대 0.3%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고 골드만삭스가 경고했다. 세계 경제성장 둔화 여부는 중국 정부의 신종 코로나 대응에 달렸다. 신종 코로나 제압 시기가 2∼3월이 포함된 1·4분기일 경우 세계 경제도 선방하지만 2·4분기로 밀릴 경우 내년까지 침체 여파가 이어질 것이란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세계 경제침체 시나리오 살펴보니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3일(현지시간) 분석보고서에서 세계 경제가 중국에서 발병한 신종 코로나 충격을 받아 당초 전망보다 성장률이 둔화될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중국 당국의 적극적 대응으로 신종 코로나 감염률이 2월과 3월 들어 급속히 둔화되는 기본적 시나리오 아래에서는 전 세계 GDP 성장률이 0.1~0.2%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현재 세계 경제가 지난해의 3.1%보다 조금 높은 3.25%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성장률이 0.1%포인트 하락하면 지난해에 비해서는 소폭 성장하고, 0.2%포인트 하강한다고 해도 지난해 성장률과 엇비슷한 성장세가 된다.

보고서는 그러나 이는 기본 시나리오일 뿐 신종 코로나 확산 속도가 얼마나 빨리 잡히느냐에 따라 충격의 강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골드만 수석이코노미스트인 잰 해치어스는 "(신종 감염증의) 단기 충격이 상당하다"면서 "2020년 전체에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이번 감염증이 얼마나 신속하게 통제되느냐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02~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충격보다 이번 신종 코로나 충격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때 이후 중국 경제가 엄청나게 성장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세계 경제에서 중국 경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급격히 높아진 탓이다.

세계은행(WB)에 따르면 2003년 중국 경제가 전 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16%에 이른다.

골드만은 만약 감염증 확산이 2·4분기까지도 잡히지 않으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은 0.3%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3% 성장도 어렵다는 얘기다.

해치어스는 "이 경우 세계 경제성장세 가속은 아마도 2021년까지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고 설명했다.

■상반기 선방해도 연간 침체 불가피

세계 경제성장세 충격은 중국 경제 충격에 따른 것이다. 중국 소비가 얼어붙으면서 수입수요가 줄어들고, 중국인 관광객들의 해외지출이 감소하는 등 다양한 충격이 세계 경제를 짓누를 것으로 보인다. 골드만은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지난해보다 0.6%포인트 하강한 5.5%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신종 감염증 확산이 가져올 경제적 충격 상당분은 1·4분기 중에 나타날 것이라면서 연율 기준으로 중국 GDP 성장률은 1%포인트 하강하고, 세계 GDP 성장률은 2%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중국의 1·4분기 GDP 성장률이 4.5%로 떨어질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는 기록이 시작된 1992년 이후 분기 성장률 기준으로 가장 낮은 수치다.

블룸버그는 복수의 정통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 중국 관리들이 오는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 연례회의에서 발표하는 올해 성장 목표치를 하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올해 성장목표를 6.0% 안팎으로 설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 충격을 반영, 5%대로 성장목표를 낮출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상반기 성장둔화 폭이 하반기 들어 높은 성장세를 통해 상쇄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골드만 아시아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인 앤드루 틸튼은 "그저 1·4분기 중에 저녁을 걸렀거나 적게 먹었다는 이유만으로 2·4분기에 그 부족분을 모두 채울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면서 "일부 GDP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신종 코로나 사태는 2020년 상반기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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