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전남대병원 신종코로나에 뚫렸다…병원내감염 비상(종합)

뉴스1

입력 2020.02.04 17:56

수정 2020.02.04 19:42

시민들이 4일 오전 16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격리 중인 광주 동구 전남대학교병원 응급의료센터에 들어서고 있다. 16번째 환자(42·여)는 앞서 태국 여행을 다녀온 뒤 이날 오전 바이러스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이 환자는 중국 우한시가 아닌 제3국에서 입국해 확진을 받은 두 번째 사례가 됐다./뉴스1 © News1 한산 기자
시민들이 4일 오전 16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격리 중인 광주 동구 전남대학교병원 응급의료센터에 들어서고 있다. 16번째 환자(42·여)는 앞서 태국 여행을 다녀온 뒤 이날 오전 바이러스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이 환자는 중국 우한시가 아닌 제3국에서 입국해 확진을 받은 두 번째 사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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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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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이영성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16번 환자(42·여)가 증상이 발현한 후 전남대병에 들른 것으로 확인되면서 병원내감염에 대한 우려가 한층 높아졌다. 병원내감염은 병원에서 발생하는 감염병 전파를 말한다. 주로 환자와 환자, 환자와 의료진 사이에 발생한다.

16번 환자는 환자 83명이 입원하고 의료진과 임직원 69명이 일하는 광주광역시 광산구 소재 21세기병원에도 4일이나 치료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21세기병원은 예정된 수술을 모두 취소하고 외래진료를 중단하는 등 휴업에 들어갔다.

앞으로 보건당국 역학조사 결과에 따라 구체적인 접촉자 수가 집계되겠지만, 전남대병원에서 노출된 의료진과 환자까지 포함하면 상당한 규모일 것으로 보인다.

4일 광주시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6번 환자가 증상이 발현한 후 병원에서 치료받은 횟수만 6차례로 조사되고 있다. 이 환자는 태국 방콕과 파타야를 여행한 뒤 제주항공을 이용해 지난 19일 무안공항으로 귀국했다. 당시 남편 등 5명이 여행에 동행했다.

16번 환자는 1월25일 저녁 몸이 떨리는 오한 및 발열 증상이 나타났다. 당시 열이 37.7도까지 올랐다. 기저질환으로는 폐암을 앓고 있다. 이 환자는 증상 발현 후 1월27일 21세기병원을 방문해 치료를 받았는데, 열이 38.9도까지 올랐다. 이후 전남대병원을 방문해 엑스레이(X-Ray) 촬영과 혈액검사 등을 받았으나 정상으로 나왔다. 16번 환자는 전남대병원에서 폐렴 약을 처방받았다.

16번 환자는 1월28일 21세기병원에 다시 방문해 폐렴 치료를 받았다. 이후 2월1일 21세기병원에 다시 방문했으며, 열이 38.7도까지 오르고 피가 섞인 가래가 나왔다. 이튿날인 2월2일에도 21세기병원에서 호흡곤란 및 오한 증상을 보여 엑스레이 및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받았고, 폐렴 증상이 더 나빠진 것을 확인했다.

16번 환자는 2월3일 전남대병원 응급실로 긴급 이송돼 격리입원한 뒤 4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16번 환자의 가족은 남편(47·남)과 대학생 딸(21·여), 고등학생 딸(18·여), 유치원생 아들(7·남) 등 4명이다. 보건당국은 이 같은 16번 환자의 이동경로를 확인한 뒤 지난 3일 가족을 격리조치했다. 그중 큰딸은 병원에 격리입원했으며, 나머지 3명은 자가격리 중이다.

16번 환자 이동경로가 우려되는 이유는 병원을 수차례 방문했다는 점이다. 면역력이 약한 환자들이 모여있어 병원은 감염병에 가장 취약한 장소로 꼽힌다. 자칫 사망자가 나올 수도 있다.

지난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에 걸린 국내 환자가 속출한 건 감염자가 병원 응급실을 방문하고, 이를 뒤늦게 알면서 방역이 늦어졌기 때문이다. 병원 한곳에서만 수십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총 사망자도 38명에 달했다. 더욱이 메르스는 병원내감염 위주로 환자가 발생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은 전염력이 훨씬 강하다.

16번 환자는 중국 후베이성을 방문한 적이 없고, 폐 질환까지 앓고 있어 환자 본인이나 의료진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의심하지 않았다. 정부가 조사대상 유증상자를 걸러내려는 목적의 ITS(해외 여행력 정보제공 프로그램), DUR(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도 무용지물이었다. 보건당국의 방역체계 허점이 드러난 것이다.

국내 감염병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국내 첫 환자가 발생한 이후 병원내감염이 발행하지 않도록 과감한 방역체계를 주문했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교수는 "지역사회 전파보다 더 우려스러운 건 병원내감염이 발생하는 것"이라며 "과감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16번째 확진자가 추가되면서 국내 감염자는 총 16명으로 늘었다. 이를 포함한 조사대상 유증상자 607명 중 462명이 바이러스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아 격리가 해제됐다.
나머지 129명은 검사를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조사된 이들 확진자의 접촉자는 총 1318명이다.
특히 12번째 환자(48, 남)에 대한 역학조사에서 접촉자가 전날 기준 361명에서 666명으로 크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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