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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니혼덴산, 전기차 모터 승부수… 2000억엔 글로벌 투자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04 18:06

수정 2020.02.04 18:34

1000억엔 들여 中 다롄 공장 증설
연산 360만대 가능… 내년 가동
폴란드·멕시코에도 공장 설립
니혼덴산 연구소 전경
니혼덴산 연구소 전경

【 도쿄=조은효 특파원】'혁신의 아이콘' 니혼덴산(일본전산)이 세계 전기차(EV)모터 시장을 겨냥, 총 2000억엔(약 2조2000억원)의 글로벌 투자를 감행한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기업들의 투자가 주춤한 중국에 이중 절반인 1000억엔(약 1조1000억원)이 투자된다. 세계적 자동차 부품업체인 독일 보쉬와의 전기차 모터 시장에서의 한판승부를 벌이겠다는 태세다.

4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니혼덴산이 중국·유럽·북미 시장을 겨냥해 전기차용 구동모터 공장 신설을 위해 총 2000억엔(약 2조2000억원)의 투자계획을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가솔린 차량의 엔진에 해당하는 구동모터는 축전지와 더불어 전기차의 핵심 부품이다.

니혼덴산은 당초 중국 다롄 신공장에 550억엔만 투자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계획을 수정, 이 보다 두 배 늘린 1000억엔으로 투자금을 상향조정했다. 중국의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 하면서 모터 수요가 뛸 것이라고 계산한 것. 여기엔 전기차 시장 확대에 대한 중국 정부의 강한 의지 역시 판단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완성차와 차부품업계는 여전히 '전기차냐, 수소차냐'의 갈림길에서 시장 흐름의 눈치를 보고 있다. 더구나 미·중 무역갈등 여파가 채 가시지 않은 데다 신종 코로나까지 덮쳐 대중국 투자를 미루는 형국이다. 이 와중에 과감한 공격적인 대중국 투자를 결심한 건 니혼덴산 창업주인 나가모리 시게노부 회장의 개인적 특성을 살펴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나가모리 시게노부 회장은 지금까지 총 60여개의 기업을 인수·합병(M&A)하며, 혹독하리만큼 직원들에게 혁신경영을 강조한 교토식 경영의 귀재다. 지난 2016년엔 12억 달러(약 1조3300억원)에 미국 에머슨 일렉트릭에서 산업용 모터·발전기 사업을 인수하기도 했다.

나가모리 회장은 최근 지난해 실적 전망을 발표하면서 "이미 바닥을 쳤다"고 호언장담했다. 니혼덴산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7.8%증가한 1400억엔, 당기영업이익은 850억엔으로 제시했다. 미·중 무역갈등, 여전히 갈팡질팡하는 전기차 시장에 대한 전망에도 연간 당기순이익을 웃도는 과감한 투자 계획을 내놓은 것이다.

일각에선 니혼덴산이 장기적으로 전기차 시장에 1조엔을 투자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독일 보쉬를 비롯한 구미의 전기차 부품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승부를 벌이겠다는 것이다. 고급 SUV용 전기차 모터 등으로 제품군을 넓혀가고 있는 모습이다. 니혼덴산의 다롄 신공장은 내년 중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완공시 연간 최대 360만개 전기차용 구동 모터 생산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유럽과 북미를 겨냥, 폴란드와 멕시코에도 각각 500억엔을 투자해 전기차 모터 공장을 세운다. 두 곳의 공장은 내년과 오는 2023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두 곳의 생산목표는 각각 240만다. 니혼덴산은 이번 투자를 통해 전기차용 구동 모터 생산력을 연간 최대 1000만대 규모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닛케이는 "주로 완성차의 계열사들이 공급하고 있는 구동모터 시장에 독립회사인 니혼덴산이 생산능력 확충에 나선 건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세계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를 통해 현재 4% 수준인 구동모터 세계시장 점유율을 35%까지 끌어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시장 조사기관인 IHS마킷은 2019년 200만대 수준인 세계 전기차 시장이 2030년이 되면 1400만대 규모로 급팽창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편, 니혼덴산은 이날 세키 준 닛산차 부사장(최고집행책임자·COO)을 신임 사장으로 임명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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