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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물장어에서 나온 형광단백질로 세포 속 구조 관찰시간 8배 늘렸다

IBS 분자 분광학 연구단 개발

국내 연구진이 민물장어의 형광단백질을 이용해 세포 속 나노구조를 기존보다 8배 더 오래 관찰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형광 단백질이 반복적으로 빛에 노출돼 형광이 사라지는 광표백 현상을 극복해 장시간 초해상도 촬영이 가능하다. 또한 기존보다 해상도까지 높일 수 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이자 고려대 화학과 심상희 교수 연구팀은 서울대, 울산과학기술원(UNIST) 등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새로운 초고해상도 형광현미경법을 개발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심상희 교수는 "초고해상도 형광현미경으로 살아있는 세포의 동영상을 촬영하는 데 걸림돌이었던 광표백 한계를 극복한 기술"이라며 "이 기술이 향후 장시간 관찰이 필요한 생체 나노구조 파악 및 생명현상 연구의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민물장어에서 유래한 형광단백질인 우나지(Unag)가 내부 아미노산이 아닌 외부 대사물질인 빌리루빈을 발광체로 사용한다는 점에 착안해 장시간 살아있는 세포를 관찰할 수 있는 현미경법을 고안해냈다.

우나지 단백질과 빌리루빈은 각각 떨어져 있을 때 형광을 발광하지 못하는 물질이지만, 결합하면 밝은 녹색 형광을 내는 형광물질이 된다. 연구진은 우나지-빌리루빈 결합체에 청색광을 쪼이면 광표백에 의해 형광이 꺼지고, 이후 다시 빌리루빈을 처리하면 형광이 되살아난다는 것을 규명했다.

대부분의 형광단백질은 단백질 자체의 아미노산을 발광체로 사용한다. 이 때문에 오랫동안 빛에 노출되면 단백질의 구조가 손상되며 형광발광이 사라진다. 기존 기술로 형광 동영상을 오랫동안 촬영하면 점차 형광신호 세기가 약해지다가 결국 사라지게 된다.


이후 연구진은 우나지를 초고해상도 형광현미경에 적용했다. 세포 내 구조에 우나지를 표지하고 청색광을 쪼여 형광을 끈 뒤, 빌리루빈과의 재결합을 통해 일부 우나지만 형광이 켜지도록 조절했다. 이를 통해 세포 속 분자들의 위치를 나노미터 수준의 정확도로 측정해 점묘화 같은 초고해상도 이미지를 구성할 수 있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