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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인들 '블랙리스트 대법원판결'에 반발…집단행동 나섰다

뉴스1

입력 2020.02.05 14:59

수정 2020.02.05 14:59

블랙리스트 대법원의 파기환송 긴급토론회 © 뉴스1
블랙리스트 대법원의 파기환송 긴급토론회 © 뉴스1


강신하 블랙리스트 소송대리인단 단장(변호사)© 뉴스1
강신하 블랙리스트 소송대리인단 단장(변호사)© 뉴스1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예술인들이 '블랙리스트' 사건을 대법원이 파기환송한 것에 반발하며 집단 행동에 나섰다. 이들은 블랙리스트 업무가 공무원의 통상적인 의무가 아니라는 것을 서울고등법원 파기 환송심에서 주장하겠다고 밝혔다.

예술인들은 5일 서울 종로구 사간동 대한출판문화협회 4층 대강당에서 열린 긴급토론회 '김기춘, 조윤선 등 대법원의 파기환송 긴급 토론회 - 블랙리스트 검증과 실행이 공무원의 의무인가?'에서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긴급토론회는 정윤회 미술작가가 사회를 맡고 강신하 블랙리스트 소송대리인단 단장(변호사)을 비롯해 오동석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심용환 역사N교육연구소 소장이 대법원 판결의 부당성을 발제하고 피해 예술인들이 종합토론에 나섰다.

이번 토론회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지난 1월30일 특별기일에서 김기춘(81)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상고심 선고에서 각각 유죄를 인정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낸 것에 대해 정당성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대법원은 이번 판결에서 공무원은 일반 사인과 달리 직권에 대응해 따라야 할 의무가 있다고 직권남용의 범위를 항소심보다 까다롭게 판단했다. 공무원의 행위는 관계 법령 등에 따라 직권남용을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신하 단장은 대법원 판결의 문제점에 대해 "지원배제를 위한 일련의 행위는 상호 연결돼 있어 별개로 구별할 수 없다"며 "명단송부와 심의과정의 보고행위 등에 면죄부를 부여하는 것은 향후 이런 범죄가 재발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강 단장은 "예를 들어 조폭 두목이 반대파의 살해를 지시하고 물러난 뒤에 조직원들이 이 명령을 이행했다면 조폭 두목의 책임을 면할 수가 없다"고도 말했다.

대법원은 2014년 이전에도 문체부 지시에 따라서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명단을 송부한 행위가 있었다는 점에서 통상 업무일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의무 없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직권남용으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이다.

이에 예술인들은 2014년 이전에도 지원 배제 목적으로 명단을 송부했는지를 살펴야 했다고 주장했다.
명단을 송부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사전에 심사에 개입할 여지를 열어주는 것으로 적절한 행위가 아니라는 것.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원으로 활동했던 이양구 극작가는 "이명박 정부 때에도 블랙리스트가 있었다는 소문은 예술현장에서 계속 됐다"며 " (위원회 직원들은) 내가 보낸 명단이 블랙리스트 검증에 사용되는 줄 알았으면 '과연 명단 송부를 했겠느냐'고 지금도 후회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정윤회 작가는 여는 말에서 "대법원 파기환송 결과를 사회적 문제로 부각하겠다"며 "고등법원 심의에서 김기춘 등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로 제대로 처벌받을 수 있도록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토론회는 문화연대, 한국작가회의, 문화예술노동연대 등 66개 단체와 김미도, 이양구, 임인자 등 문화예술인 277명이 공동으로 주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