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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영화는 되고 게임은 안된다? 도넘은 게임 혐오

김아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05 16:45

수정 2020.02.05 18:08

'전염병주식회사' 게임 이미지 사진=구글플레이스토어
'전염병주식회사' 게임 이미지 사진=구글플레이스토어
[파이낸셜뉴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으로 부상한 전염병 소재 게임 '전염병주식회사'가 도넘은 게임 혐오 시각으로 인해 역풍을 맞고 있다.

이 게임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자문을 얻어 개발한 게임으로 해외에선 전염병 전파 과정을 익힐 수 있는 유용한 시뮬레이터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이 게임이 심각한 상황을 단순한 흥미와 오락거리로 전락시킨다는 이유로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염병주식회사' 게임이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과 맞물려 모바일 양대 마켓(구글 플레이 스토어, 애플 앱스토어) 순위에서 급상승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이 게임은 PC, 콘솔판도 판매량 및 동시 접속자 수에서도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이 게임은 영국의 독립 게임 스튜디오 엔데믹 크리에이션의 제임스 본이 개발한 모바일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이 게임의 시나리오는 인류 멸망을 획책하는 입장이 된 플레이어가 박테리아, 바이러스, 곰팡이, 기생충, 변형 단백질, 생화학 무기를 전 세계에 퍼뜨리는 게 골자다.

그러나 최근 한 매체가 전염병을 다룬 내용의 영화들의 시청횟수가 평소의 200배 가까이 늘었다며 전염병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며 예방 노력을 기울이게 하는 효과가 있는 반면 관련 소재를 다룬 게임은 전염병을 단순한 흥미나 오락거리로 전락시키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논란이 촉발됐다. 여기엔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이 여실히 반영된게 아니냐는 게 게임업계의 지적이다.

이 게임은 위생과 보건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시켜주는 순기능을 인정받아 미국의 질병통제예방센터와 연계한 업데이트를 진행한 데다, 한국에서도 콘텐츠진흥원을 통해 기능성 게임으로 분류됐는데도 '게임'이라는 이유만으로 비판의 대상이 된 것으로 비춰질 수 있는 대목이다.

게임에 대한 '오해와 편견'은 하루 이틀 일은 아니란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과거 국내에서 한 언론이 PC방에서 게임에 몰두하는 초등학생들을 보도하는 과정에서 PC방 전원을 차단해 아이들의 반응을 살폈던 뉴스를 내보내 논란이 됐다. PC방 전원이 차단되자 아이들이 짜증을 내며 욕하는 장면을 비추며 "폭력게임의 주인공처럼 난폭하게 변했다"는 의견을 제시한 정서가 여전히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다.
PC방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나도 사건의 원인을 게임에 돌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관련,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가혹할 정도로 변하지 않고 있다"라며 "10년전이나 지금이나 게임은 나쁜 것이라는 생각을 가진 이들이 여전히 많은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게임은 하나의 문화라는 것을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며 "게임 산업이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개인의 삶의 질을 향상 시킬 수 있는 도구임을 알리고 있지만 힘이 빠지는 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true@fnnews.com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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