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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회장의 발언은 한국 경제가 처한 현실을 직시하자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중 경협은 말 그대로 입술이 없으면 입이 시린 순망치한의 관계다. 한국 수출품의 4분의 1이 중국행이다. 이미 중국산 부품 공급이 끊기면서 현대차를 비롯한 국내 자동차 업계가 일제히 가동을 중단했다. 비자면제 혜택을 전면 중단한 뒤 제주로 오는 유커(중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은 뚝 끊겼다. 중국인들이 즐겨 찾는 명동거리도 텅 비었다. 오죽하면 소상공인연합회가 4일 "현장 매출이 적게는 절반, 많게는 10분 1 이하까지 떨어지고 있다"며 지원을 호소하는 담화문을 냈을까.
박 회장은 "우리 경제성장에 중국이라는 거대한 경제가 이웃에 있어 한몫을 했음을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이야기를 하면 '그렇게 좋으면 중국 가서 살라'는 식의 비아냥도 참 유치하고 치졸한 일"이라고 말했다. 우리 모두가 진지하게 되새길 만한 대목이 아닌가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정권 출범 5개월 만인 지난 2003년 7월 중국을 찾았다. 전염병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불길이 가까스로 잡힌 직후다. 당시 후진타오 주석 등 지도층과 중국 언론은 사스 사태에도 불구하고 약속을 지킨 노 대통령을 극진히 맞았다. 참여정부 내내 한·중 관계는 밀월을 구가했다. 전염병이 번지면 공포가 더 큰 공포를 부르는 악순환이 시작된다. 그럴수록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용만 회장의 진정한 용기가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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