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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업계 "양극재 업체 잡아라"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05 17:33

수정 2020.02.05 17:33

전기차 급성장에 배터리 수요↑
양극재, 배터리 단가 40% 차지
생산기업 많지 않아 선점 경쟁
2025년 약 33조 규모 성장 전망
배터리업계 "양극재 업체 잡아라"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급격히 커지면서 배터리 소재업체들과 배터리업체들이 장기 파트너십 체결을 잇따르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과 배터리 업체들의 전략적 동맹관계가 배터리 소재 부품 분야에서도 연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배터리 업체들은 앞으로 급성장하게 될 전기차 시장에 대비해 안정적인 원료 공급을 받기 위한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전기차 시장에서 소재, 부품사들의 공급자 우위시장이 도래할 수 있다고도 전망하고 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전기차 배터리사인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부터 양극재 업체들과 장기 공급 계약을 맺고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9월 글로벌 양극재 1위 업체인 벨기에 유미코아와 총 12만 5000t의 양극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규모는 고성능 전기차 기준 100만대 이상의 배터리를 제조할 수 있는 분량이다. 최근에는 포스코케미칼과 앞으로 3년간 1조 8533억원 규모의 양극재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 역시 양극재 생산업체인 에코프로비엠과 약 2조 7000억원 규모의 양극재 중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에코프로비엠은 SK이노베이션 물량을 맞추기 위해 전용 공장을 건설한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 원료 중 양극재가 원가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기 때문에 배터리 업체들이 양극재 확보에 나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양극재는 배터리 제조 단가의 40% 이상을 차지하며 배터리의 성능과 용량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재료로 평가된다.

현재 전 세계적을 양극재를 생산하는 기업은 손에 꼽힌다. 국내에서는 포스코케미칼,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가 생산하고 있다. 해외에는 일본의 스미토모, 니치아, 중국의 샨샨 등이 있다.

전기차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함에 따라 양극재 생산도 시장조사기관에 따라 2025년 100만t에서 350만t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는 40만t~50만t의 양극재가 전세계적으로 생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2018년 91억달러(약 11조원) 수준이었던 글로벌 양극재 시장 규모가 2025년 296억달러(약 33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측했다.

양극재 업체 관계자는 "양극재 시장은 기술력 때문에 진입장벽이 높고 제조 공장을 건설하는데도 수 년이 걸린다"며 "미래 전기차 배터리시장의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배터리 업체들이 그동안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소재부품 업체와의 장기공급 계약을 최근 맺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기차 시장 급성장과 함께 그동안 적자상태였던 국내 배터리산업도 올해부터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배터리사업 부문에서 LG화학은 454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SK이노베이션도 3091억원의 적자를 봤다.
삼성SDI 역시 중대형 배터리 사업에서 적지 않은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매출 확대와 수율 개선 등에 힘입어 상당폭 흑자가 예상되고 이후부터는 흑자폭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전기자동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배터리 수요가 공급을 넘게 될 것"이라며 "매출 확대로 수익성도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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