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그룹의 뿌리 '수송보국'에 집중..."경영 투명성 높여 주주가치 제고"

송현동 땅·왕산마리나에 이어 제주 파라다이스 부지도 매각
"수익성 떨어지는 비주력 사업 매각 통해 재무건전성 높일 것"
지난해 한진칼 별도기준 379억 당기순이익..."배당 가능하다"

[파이낸셜뉴스] 한진그룹이 그룹의 창립 철학인 '수송보국'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한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호텔·레저사업을 정리하고 그룹의 핵심사업인 항공·물류사업과 시너지가 나지 않는 부동산도 매각한다. 이를 통해 재무건전성을 높이고 신규 항공기 도입 등 항공사업에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한진그룹은 또 지주회사인 한진칼 이사회 규정을 개정해 현재 조원태 한진칼 대표이사가 당연직으로 맡도록 돼 있는 이사회 의장을 이사회에서 선출하도록 했다. 경영을 감시하는 이사회 역할을 더욱 강화해 경영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조 회장이 앞으로 이사회 의장직을 맡으려면 이사회의 선출 절차를 거쳐야 한다.

■'수송보국'에 그룹 역량 집중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은 7일 이사회를 열고 칼호텔네트워크 소유의 제주 파라다이스 호텔 부지를 매각키로 결정했다. 또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있는 월셔그랜드센터와 인천의 그랜드 하얏트 인천까지 사업성을 면밀히 검토해 지속적인 개발·육성 또는 구조 개편의 방향을 정하기로 했다.

전날 대한항공이 소유한 서울 경복궁 옆 송현동 소재 토지(3만6642㎡) 및 건물(605㎡) 매각과 인천시 중구 을왕동 소재 왕산마리나 운영사인 왕산레저개발 지분 연내 매각 발표에 이은 추가적인 자산 매각 발표다. 뿐만 아니라 한진은 (주)한진 소유 부동산, 그룹사 소유 사택 등 국내외 부동산 뿐 아니라 국내 기업에 단순 출자한 지분도 모두 정리한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보유하고 있는 자산 중 필수적이지 않거나 시너지가 없는 자산을 매각키로 했다"며 "그룹 내 호텔·레저사업의 전면 개편을 통해 재무 건전성을 높이겠다는 적극적인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수익성이 떨어지는 비주력 사업을 팔아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항공·운송 등 핵심사업에 역량을 쏟아붓는다.

특히 항공운송 사업엔 신형기 도입과 항공기 가동률을 높여 생산성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미국 델타항공과 맺은 조인트벤처(JV)등을 확대하고, 지난해 카카오 등과 맺은 금융·정보통신기술(ICT) 기업 제휴 등 국내외 사업파트와 협력의 폭도 넓힌다.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에 선제적인 대응을 통해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택배·국제특송, 물류센터, 컨테이너 하역 사업은 집중 육성하고, 육상운송·포워딩·해운·유류판매는 수익성 개선에 힘 쏟는다. 이밖에 항공우주사업, 항공정비(MRO), 기내식 등 전문 사업 영역의 경쟁력을 높이고, 대한항공 IT 부문과 함께 한진정보통신, 토파스여행정보 등 ICT 사업은 효율성과 시너지를 확대하는 데 방점을 맞춘다.

■"주주가치 높이겠다"
특히 한진칼은 이날 이사회 의장을 이사회에서 선출하도록 규정을 바꿨다. 또, 한진칼은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높이기 위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키로 했다. 앞서 작년 11월 이사회에서 거버넌스 위원회와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보상위원회를 설치한 것처럼 주주권익 보호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또, 한진칼, 대한항공, 진에어 등 주요 그룹사의 보상위원회·거버넌스위원회·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 이사회 의장도 이사회에서 선출토록 할 예정이다. 그룹 관계자는 "ESG(환경·사회적책임·지배구조)가 기업 평가의 중요한 척도인 만큼 ESG에 대한 끊임없는 투자를 지속,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제공: 한진칼>
아울러 이날 한진칼은 지난해 매출 1조2037억원, 영업손실 42억원, 당기순손실 2558억원의 잠정실적(연결기준)을 발표했다. 그룹 관계자는 "별도기준으론 당기순이익 379억원을 기록, 배당가능한 수준"이라며 "연결기준 적자가 난 건 자회사 진에어가 국토교통부 제재로 491억원 적자를 기록한 탓"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진 총수일가와 경영권 분쟁 중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은 이날 한진칼 이사회 발표에 대해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들의 표를 얻기 위해 급조한 대책"이라고 평가절하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