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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스트리트] 日 70세 정년 시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09 16:46

수정 2020.02.09 16:46

'소시고레이카(少子高齡化)' 아이는 줄고 노인은 늘어나는 현상을 가리키는 일본말이다. 요즘 우리말 '저출산·고령화'와 같은 표현이다.

저출산과 고령화가 일본 사회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전자에 비해서 후자로 인한 후유증이 더 빠르게 부각되는 모양새다. 고령의 가족을 돌보다 지쳐 저지르는 '간병자살'이나 '간병살인'이라는 끔찍한 사건까지 꼬리를 무는 판이니…. 중앙정부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연금으로, 지자체들은 독거노인이 늘어 무연고 사망자가 속출하자 장례비 부담으로 각기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일본 회사의 정년이 내년부터 사실상 70세로 연장된다. 지난주 일본 각의에서 종업원들이 70세까지 일할 수 있도록 '기업의 노력 의무'를 규정한 고령자고용안정법 개정안을 의결했기 때문이다. 현행 일본 법률은 기업에 65세 정년을 일률적으로 못 박는 건 아니지만, 65세까지 계속고용 등을 의무화하고 있다. 그 대신 임금을 3분의 2 또는 절반 수준으로 줄여 기업 부담을 줄이는 게 일반화돼 있다.

일본 정부는 정년을 단계적으로 5년 연장함으로써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기대를 걸고 있다. 우선 '소시'(少子)로 인해 줄어든 생산가능인구를 노인 근로자로 보충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고레이카'(高齡化)로 골칫거리가 된 공적연금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도도 있다. 즉 고령자들이 기업에서 임금을 받게 함으로써 연금 개시연령을 5년가량 늦출 수 있다는 계산이다.

우리 정부도 일본의 이런 선택을 주목해야겠다. 당장 청년들이 취업난에 허덕이고 있는 마당에 정년연장을 그대로 벤치마킹하란 뜻은 아니다.
기업들이 '입도선매'하듯 졸업 전 대학생들을 모시려고 경쟁할 정도인 일본과는 사정이 판이해서다. 작금의 일본의 구인난은 저출산의 영향도 있지만, 아베 내각이 수년간 경제 살리기에 힘을 쏟은 결과이기도 하다.
문재인정부도 민간기업의 기를 살려 고용여력을 키우지 못하면 '청년을 위한 나라'도, '노인을 위한 나라'도 없다는 사실을 직시하기 바란다.

kby777@fnnews.com 구본영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