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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이어지는 미담사례... 리원량 대체 '영웅찾기' 해석도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13 16:53

수정 2020.02.13 16:53

[코로나19]이어지는 미담사례... 리원량 대체 '영웅찾기' 해석도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의 국민영웅 의사 리원량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망한 이후 중국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한 미담 사례가 쏟아지고 있다. 리원량의 사망이 정부 책임론으로 파장이 일면서 그를 대체할 수 있는 ‘영웅 찾기’라는 해석도 나온다.

13일 관영 신화통신은 안후이성의 시골 의사를 소개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41세의 인쇼우춘은 잠시 앉아 쉬고 싶었지만 두 발을 번갈아 가며 앞으로 끌고 갔다. 수천명의 사람들이 그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코로나19 발병 이후 감염되지 않은 유일한 마을 의사다.


인쇼우춘은 하루 100여가구를 돌며 체온을 재고 검사를 하고 있다.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이래로 다시 17년 만에 나선 것이다. 그는 “저는 멈출 수 없습니다”라며 다시 발걸음을 내딛었다.

안후이성 취안자오현 관두취 마을의 류진핑과 정쿠이샤는 36년 동안 동네 의사로 일해 온 부부다. 그의 한 손에는 체온계가, 다른 손에는 소독액이 들려있다. 하루 몇 차례 마을을 오가며 지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부부는 마을 어귀의 24시간 검측소, 진료소에서 마을 사람의 집까지 쉴 새 없이 누빈다. 하루 천 번 이상 체온계를 들어 올린다. 휴식시간은 아주 적다. 류진핑은 “차를 마시면 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안후이성 진자이현 다층 건물촌은 코로나19의 진원지 후베이성에서 불과 3km밖에 떨어지지 않은 마을이다. 이 마을 입구로 들어가는 것이 방역의 전선이다. 격리가 필요한 마을 주민은 하루 두 번 체온을 재야 하며 가장 먼 곳은 위생실에서 10km 떨어져 있다. 47세의 정용쿠이는 손오공처럼 자신의 분신을 몇 명씩 만들어 집집마다 다닐 수 있기를 바란다.

관영 중국중앙방송(CCTV) ‘모든 영웅에게 경의를 표한다’는 기사를 실었다. 기사를 보면 병원으로 음식을 전달하는 배달원, 광케이블 등 병원 정보 시스템 구축 업체, 순찰 중인 경찰, 건설현장 관리직, 방사선 전문의 등을 영웅으로 칭하고 있다.

CCTV는 다른 기사에서 “전염병 예방 전쟁에서 적어도 7명의 의사가 사망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면서 “이들은 바이러스에 맞서 싸운 영웅들이기 때문에 추모와 경의를 표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리원량은 신종 코로나의 출현을 처음 알렸지만 오히려 중국 당국의 탄압을 받았다.
이후 확진자를 치료하다가 지난 7일 끝내 숨을 거뒀다. 중국 안팎에선 리원량 사망일을 ‘언론자유의 날’로 지정해 달라는 등 그를 중심으로 정부 비판세력이 뭉치고 있다.


관영 글로벌타임즈는 사설에서 “의료진 사망자에 대한 공식 데이터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여러 보고서는 배포됐다”면서 “전염병과 전쟁에서 많은 희생을 겪은 뒤 의료 종사자들의 명성은 크게 향상 될 것”이라고 밝혔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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