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수긍이 가는 대목도 있다. 한국당은 "문재인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포함한 반시장·반기업 정책으로 경제는 활력을 잃었다"면서 "정부 주도 관치경제 기조를 시장 중심의 자율경제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최저임금정책 등 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전략은 낙제점을 면키 어렵다. 간신히 2%에 턱걸이한 지난해 성장률이 증거다. 타다금지법에서 보듯 혁신성장 전략도 갈팡질팡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꾸준히 40% 선을 유지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지지율에서 늘 한국당을 앞선다. 그것은 현 집권세력이 적어도 양극화 난제를 풀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을 유권자들이 인정하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당은 마치 '도로 새누리당'으로 돌아가려는 듯하다. 종래 박근혜 전 대통령은 줄·푸·세 공약을 내걸었다. '줄'은 세금을 줄인다는 뜻이다. 한국당의 세금정책은 야당이 된 뒤에도 딱히 달라진 게 없다.
지난달 중순 한국당이 내놓은 부동산 공약은 오로지 반문재인 정책만 담았다. 감세 공약 역시 반문재인 정책으로 채웠다. 유권자, 특히 부동층의 시선을 끌 만한 한국당표 색깔이 없다. 앞으로 나올 다른 공약들도 대동소이할 것 같다.
한국당은 영화 '기생충'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빈부격차는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가 고민하는 공통주제다. 미국 아카데미를 비롯한 세계 영화제는 '기생충'이 제기한 문제의식을 높이 평가했다. 영국 보수당은 때론 노동당을 능가하는 개혁정당의 면모를 보였다. 보수당이 200년 긴 생명력을 이어온 배경이다. 보수정당은 지키는 것 못지않게 뜯어고치는 보수(補修)에도 공을 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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