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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화만 그리는 도시재생서 탈피…수익·공공성 모두 잡아

박소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13 17:17

수정 2020.02.13 17:17

청주 연초제조창 모범사례 꼽혀
영등포·용산 등 민간참여 절실
수익성 보장돼야 개발도 탄력
#.국내에서 가장 큰 담배공장이었던 청주 연초제조창은 2004년 가동이 중단됐다. 청주시는 부지 면적 1만2850㎡, 건물 연면적 5만1515㎡이 부지를 리모델링해 문화·상업 기능을 섞은 복합시설 조성에 나섰다. 청주시·주택도시기금·LH가 출자해 리츠(Reits) 방식으로 추진됐다. 시공사인 도원이엔씨가 책임 준공을, 운영사인 원더플레이스가 10년간 책임 운영을 맡는다. 이 기간이 끝나면 시가 인수해 민간에 재임대한다.
주거·상업·복지타운(오른쪽 사진)으로 탈바꿈 할 ‘50년 된 영등포 쪽방촌’ 국토교통부 제공
주거·상업·복지타운(오른쪽 사진)으로 탈바꿈 할 ‘50년 된 영등포 쪽방촌’ 국토교통부 제공


청주 연초제조창은 우리나라에서 진행된 민간참여 도시재생사업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벽화만 그리다 끝난다'는 다른 도시재생 사례와 달리 민관 자금이 함께 공공성 있는 부지를 재탄생시켜서다.

최근 영등포 쪽방촌 정비사업과 용산 혁신지구사업이 발표되면서 도시재생사업의 방향이 '보존' 중심에서 '개발'로 전환되고 있다는 전문가의 시각이 나와 주목된다.

공적 재원 중심의 도시재생사업을 넘어 '개발'은 물론 '수익'도 반영되는 방향으로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주택도시연구실 이태희 부연구위원은 13일 '민간참여 도시재생사업 활성화 방안' 연구보고서를 통해 개발 중심의 도시재생을 위해서는 활발한 민간투자 유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부연구위원에 따르면 우리 도시재생사업에서 공적 재원의 '민간투자 견인 효과'는 미미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현재 인구 50만 이상 대도시들에서 추진 중인 28개 프로젝트 중 절반에 해당하는 14개(50%) 지역이 민자 유치에 실패해 공공재원만으로 진행됐다.

그는 그러면서 현 도시재생사업의 근본적인 문제점으로 △공공 재원으로만 재생사업을 추진함에 따른 재원 부족 △도시재생에 대한 인식 부족을 지적했다.

공공 재원 중심으로 사업을 하다 보니 주민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도로, 공원, 주차장 같은 기반시설을 확충하기에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했다. 연간 10조원 이상의 공적재원이 투입되는데도 '벽화만 그리고 끝나는' 방식의 도시재생 프로젝트가 다수인 이유가 여기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또 공공성을 앞세우고 수익성을 추구하면 안 된다는 도시재생에 대한 선입견도 문제라고 그는 언급했다.


이 부연구위원은 도시재생 정책에서 공공재원이 민간자본을 유치할 수 있는 마중물 역할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상업과 업무 기능이 집적된 중심시가지나 대규모 개발사업이 동반되는 경제기반형 사업에서는 민간부문의 참여와 투자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창동·상계의 서울아레나, 대전 신탄진 재생사업처럼 민간 재원을 활용해 거점시설을 조성하거나, 도로·공원 등 생활 SOC를 조성하는 사례들이 나오고 있다"며 "앞으로 이런 방식을 확대해 도시가 실질적으로 변화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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