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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소송 조기패소로 다급해진 SK…최종결정까지 합의 여지 있어

뉴스1

입력 2020.02.16 12:45

수정 2020.02.16 12:45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지난 14일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2차전지 영업비밀침해 소송과 관련해 SK이노베이션의 '조기패소 판결'(Default Judgment)을 내렸다. 사진은 SK이노베이션 연구원들이 배터리 셀을 들고 있는 모습.© 뉴스1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지난 14일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2차전지 영업비밀침해 소송과 관련해 SK이노베이션의 '조기패소 판결'(Default Judgment)을 내렸다. 사진은 SK이노베이션 연구원들이 배터리 셀을 들고 있는 모습.© 뉴스1

(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 =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2차전지 영업비밀침해 소송과 관련해 SK이노베이션의 '조기패소 판결'(Default Judgment)을 내리면서 LG화학이 상당히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됐다.

ITC에 제기되는 영업비밀 침해 소송의 경우 조기패소 판결 결과가 위원회의 최종 결정으로 그대로 연결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이번에 패소한 SK이노베이션은 오는 10월5까지로 예정된 ITC위원회의 '최종결정'(Final Determination) 이전까지 어떻게든 합의를 이끌어내야 하는 다급한 상황에 놓였다.

16일 ITC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1996년부터 2019년까지 이뤄진 영업비밀 침해 소송의 경우, 조기패소 판결을 포함해 ITC행정판사가 침해를 인정한 모든 사건이 ITC 위원회의 최종결정으로 그대로 유지됐다.


현 상태대로 위원회 최종 결정까지 가게 될 경우 SK이노베이션이 최종 패소할 가능성이 100%라는 뜻이다.

ITC는 오는 18일 LG화학가 SK이노베이션 양사에 조기패소판결 결과를 송달할 예정이다. ITC위원회는 조기패소판결을 검토해 오는 10월5일 이전까지 최종결정을 내려야 한다.

ITC위원회가 최종결정을 내리면 LG화학의 2차전지 관련 영업비밀을 침해한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셀, 모듈, 팩 및 관련 부품/소재에 대한 미국 내 수입 금지 효력이 발생해 SK이노베이션의 미국 내 영업에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된다.

ITC 위원회는 최종결정 이전에 소송 당사자 간 합의를 권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SK이노베이션의 미국 내 영업 활동 위축은 곧 미국 내에서의 투자 위축과 일자리 감소 등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조기패소판결에 대한 검토요청을 제기할 수도 있지만, 가급적 합의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LG화학도 합의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LG화학은 "이번 소송의 본질은 30여 년 동안 축적한 당사의 소중한 지식재산권을 정당한 방법으로 보호하기 위한 데 있다"며 "당사는 남아있는 소송절차에 계속해서 적극적이고 성실하게 임할 것이며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Δ지난해 4월 29일 LG화학이 영업비밀침해 소송을 제기한 바로 다음 날 이메일을 통해 이번 소송의 증거가 될 만한 관련 자료의 삭제를 지시하고 Δ이에 앞서 지난해 4월 8일 LG화학이 내용증명 경고공문을 보낸 직후 3만4000개 파일 및 메일에 대한 증거인멸 정황이 발각된 바 있다.

또 ITC의 명령에도 불구 Δ포렌식을 해야 할 75개 엑셀시트 중 1개에 대해서만 진행하고 Δ나머지 74개 엑셀시트는 은밀히 자체 포렌식을 진행한 정황 등 법정 모독행위도 드러난 바 있다.


이에 LG화학은 지난해 11월5일 ITC에 SK이노베이션의 조기패소판결을 요청했고, 이번에 ITC가 SK이노베이션의 패소판결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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