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빙하. 게티이미지 제공](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0/02/18/202002180936165860_l.jpg)
그렇다면 지구의 기온이 낮았던 2만1000년전 마지막 빙하기에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얼마나 낮았을까. 그리고 빙하기 시대에는 어떻게 이산화탄소 농도가 낮을 수 있었을까.
이에 대한 해답은 기초과학연구원(IBS) 기후물리 연구단 연구팀이 미국 하와이대와 공동연구를 통해 밝혀내고 그 결과를 18일(한국시간)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온라인 게재했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남극해 해빙이 기온 하락에 빠르게 반응해 온실가스를 심층에 가두는 식으로 빙하기를 증폭시켰다. 기온 하강-해빙 증가-대기 중 이산화탄소 감소-기온 추가 하강으로 이어지는 빙하기의 진행 과정을 밝혀낸 것이다.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현재 400ppm이며 산업혁명 이전(280ppm)에 비해 빙하기 시대가 80~100ppm 가량 낮았다. 빙하기의 지구는 지금보다 6℃가량 더 추웠다. 이 현상으로 지구 남쪽 반대편 해빙으로 인해 북반구 대륙 일부가 최대 4㎞ 두께의 빙상이 뒤덮었다는 증거를 제시했다. 육지가 얼음으로 덮여 있어 지금처럼 식물이나 토양을 통해 탄소를 저장하기 어려웠다는 점을 고려하면, 빙하기 바다가 지금보다 더 많은 탄소를 저장했다는 것을 추론할 수 있다.
이를 규명하기 위해 연구진은 최첨단 기후 모델 시뮬레이션 결과를 이용해 8번의 빙하기-간빙기가 일어났던 지난 78만4000년 동안의 기후를 분석했다. 칼 스타인 IBS 기후물리 연구단 연구위원은 "과거 한 시점만 분리해 분석하거나 남극해의 복잡한 역학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한 선행연구들과 달리 정교한 역학 모델을 통해 해빙 영향의 발생 시기 및 규모를 정량화한 최초의 연구"라고 설명했다.
![해양-대기 간 탄소 교환에 영향을 주는 해빙 변동을 나타내는 모식도. 해수의 밀도는 수심이 깊어질수록 증가한다(저밀도-주황색, 고밀도-갈색). 빙하기(오른쪽 그림)에는 해빙이 증가하며 탄소가 대기로 방출되는 것을 막고, 염수가 많이 형성돼 남극 심층수의 밀도를 높인다. 밀도가 높아진 심층수는 표층수를 포함한 중층수와 잘 혼합되지 않게 된다. 기초과학연구원 제공](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0/02/18/202002180937248927_l.jpg)
연구진은 빙하기 초기 남극해 해빙 증가로 인해 바다 심층수와 중층수의 밀도차가 증가하고, 두 해수 사이의 혼합 즉, 탄소 교환이 줄어듦을 확인했다. 혼합 작용의 감소로 인해 심해는 더 많은 양의 탄소를 가두고, 이 과정에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약 30ppm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 빙하기 중반부에는 해빙 면적과 두께가 최대에 다다르면서 용승된 탄소가 대기 중으로 방출되지 못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10ppm 가량 추가로 감소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