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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 ‘자성 메모리' 효율 높이는 방법 찾아

최수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18 15:48

수정 2020.02.18 15:48

UNIST 자연과학부 박노정 교수팀
인천대 김정우 교수팀, KIST 김경환 선임연구원 참여
UNIST ‘자성 메모리' 효율 높이는 방법 찾아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전원을 꺼도 데이터가 사라지지 않아 차세대 메모리로 주목받고 있는 '자성메모리'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는 자연과학부의 박노정 교수팀이 인천대 김정우 교수팀, KIST 김경환 선임연구원과 공동으로 수억 분의 1 미터(m)의 얇은 두께를 갖는 자성체의 '자기이방성(Magnetic Anisotropy)'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방법을 제시했다고 18일 밝혔다.

‘자기이방성’은 자성체 결정의 축 방향에 따라 자성을 띠는 정도가 달라지는 성질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이 성질을 ‘온-오프 스위치(on-off switch)’처럼 사용해 에너지를 소모를 줄이면서 정보를 더 빨리 안정하게 저장할 가능성을 보인 것이다.

물질의 자성은 ‘스핀(Spin)’이라는 전자 회전운동에서 비롯된다. 스핀은 N-S극을 갖는 아주 작은 ‘자석 알갱이’로, 자기장을 가해 그 방향을 정렬할 수 있다.
이때 물질이 자성을 띠며 이를 ‘자화(磁化)’라 한다. 자성 메모리는 바로 이 ‘자화 방향’을 이용해 정보를 저장하고 읽는다. 하지만 자기장으로 자화를 조절하면 전력 소모가 많고 발열이 생겨 메모리 소자의 집적도를 높이기는 어렵다.

이번 연구에서는 자기장이 아닌 ‘빛과 전기장을 이용해 자화 방향을 조절’할 수 있음을 이론적으로 증명했다. 이차원 물질인 요오드화크롬(CrI₃)에 빛과 전기장을 가하면 이 물질의 자기이방성 크기를 제어할 수 있음을 밝힌 것이다. 자성체는 자기이방성 크기에 따라 자화 방향이 달라지므로 자기장 없이도 자화 조절이 가능하다. 이 경우 에너지 소모는 줄이면서 정보를 더 빠르고 안정적으로 저장할 수 있다.

[연구진사진] UNIST 자연과학부 박노정 교수(좌측)와 김범섭 연구원(우측) /사진=UNIST
[연구진사진] UNIST 자연과학부 박노정 교수(좌측)와 김범섭 연구원(우측) /사진=UNIST

박노정 교수는 “빛과 같은 외부 자극이 있는 상태에서 스핀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기술할 수 있는 ‘시간의존적 범밀도함수이론’을 활용했다”며 “이번 연구결과는 ‘고효율 자성 소자’ 구현에 필수적으로 여겨졌던 ‘자기이방성’을 빛과 전기장으로 매우 빠르게 제어할 수 있음을 보였다”고 연구의미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나노 레터스(Nano Letters)’ 2월 12일자로 출판됐다.
연구 수행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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