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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나루] 우리 기업 비즈니스 모델 혁신이 시급하다

김충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18 17:13

수정 2020.02.18 17:13

[여의나루] 우리 기업 비즈니스 모델 혁신이 시급하다
2020년대 새로운 10년의 화두인 '데이터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우리 산학연관을 아우르는 국가적 노력이 시급하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대응하는 국가적 디지털 혁신이 그 요체다. 특히 연초 CES 2020에서도 우리 기업의 숙제로 드러난 디지털 혁신을 통한 비즈니스 모델 혁신이 최우선 과제다.

먼저 제품 혁신이 기본이다. 4차 산업혁명의 효시가 된 독일의 인더스트리 4.0을 면밀히 참고할 필요가 있다. 독일은 기존 대량 생산·소비 체제에서는 중국을 이길 수 없다고 판단하고, 기술혁신을 통해 글로벌 시장 경쟁구도를 맞춤화 및 개인화 생산·소비 체제로 바꾸고 있다.
우리나라도 글로벌 시장에서 독일과 같은 입장이다. 맞춤화 및 개인화 등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시장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제품 혁신을 서둘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인공지능(AI), 5세대(5G) 통신,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의 기술혁신이 필수적이다. CES 2020의 화두가 된 '모든 기업의 테크기업화'를 속히 실천해야 한다.

제품 혁신과 함께 전 세계적 추세인 제품과 서비스의 융합을 통한 비즈니스 모델 혁신이 시급하다. 데이터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을 통한 제품의 서비스화(XaaS)로 제조업, 서비스업 등 산업의 경계가 무너지며 서로 융합되는 이 추세도 역시 4차 산업혁명의 기술혁신이 견인하고 있다. 스마트홈, 스마트오피스, 스마트공장, 스마트모빌리티, 스마트시티 등 떠오르는 거대한 시장을 선도하는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개별 제품과 서비스도 중요하나 제품과 서비스가 융합된 토털솔루션 역량이 더욱 중요하고 이를 통한 데이터 기반의 디지털 플랫폼 확보가 시급하다. 예를 들어 데이터 시대에 글로벌 스마트홈 시장을 선도하려면 TV, 냉장고 등 개별 제품보다 이를 제어하는 소비자 접점인 AI스피커 및 스마트폰 기반 데이터 플랫폼이 더 중요하고, 스마트모빌리티 시장도 자동차보다 모빌리티 서비스 기반 데이터 플랫폼이 더 중요한 이치다. 즉 현재 제품 중심인 비즈니스 모델을 데이터 기반의 디지털 플랫폼 중심 비즈니스 모델로 확대·발전시켜야 한다.

디지털 플랫폼 기반 비즈니스 모델 혁신은 크게 수요자와 공급자를 연결하는 플랫폼과 토털솔루션을 제공하는 플랫폼의 두 가지 방향을 주목해야 한다. 먼저 수요자와 공급자를 연결하는 디지털 플랫폼은 세계적으로 구글, 아마존 등 미국 IT기업들이 선도하고 있고 우리 기업이 아직 많이 부족한 방향이다.

최근 유럽은 디지털세 추진으로 미국 IT기업의 공세에 대응하는 방어선을 치고, 독일을 중심으로 유럽 내 데이터 인프라 구축을 위한 GAIA-X 프로젝트로 디지털 플랫폼 등 혁신생태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스마트 제조혁신 정책의 일환으로 제조 데이터 플랫폼 구축에 나섰으나 산업 및 사회 전반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CES 2020에서 발표한 바와 같이 삼성, 현대차 등 우리 대기업들도 디지털 플랫폼의 중요성을 인식해 대대적 투자에 나섰으나 더 많은 민관 협력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토털솔루션 제공 플랫폼은 우리 산학연관이 합심하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방향이다.
스마트 홈·오피스·모빌리티·시티 등 분야별 제품과 서비스가 융합된 토털솔루션 제공 플랫폼 구축을 위한 우리 대·중소기업 및 중소기업 간 협업 등 산학연관 협업과 투자에 주력해야 한다. 디지털 플랫폼의 주도권이 기업과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것임을 명심하고 하루빨리 이를 위한 국가적 마스터플랜을 추진하자. 혁신하자, 대한민국!

주영섭 前 중소기업청장, 고려대 공학대학원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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