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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울산 첫 확진자, 함께 예배본 신천지 100명 명단 시급

뉴시스

입력 2020.02.23 13:09

수정 2020.02.23 13:09

[울산=뉴시스] 박수지 기자 = 이형우 울산시 복지여성건강국장이 23일 오전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조치사항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2020.2.23 parksj@newsis.com
[울산=뉴시스] 박수지 기자 = 이형우 울산시 복지여성건강국장이 23일 오전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조치사항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2020.2.23 parksj@newsis.com

[울산=뉴시스]박수지 기자 = 지난 22일 울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첫 확진자가 나온 가운데 해당 여성이 신천지 교회 신자인 사실을 가족들에게조차 숨기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울산시는 23일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코로나19 확진자 A(27)씨로부터 이동경로 등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A씨가 지난 16일 오후 3시30분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2시간 동안 신천지 울산교회에서 예배를 봤다는 점에서 이들 신도들의 전체 명단을 확보하는 일이 코로나19의 지역 전파를 막을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현재 시는 신천지 울산교회을 폐쇄하고 방역소독을 진행한 데 이어 경찰 등과 함께 A씨와 함께 예배를 본 100여 명의 교인 명단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대구 신천지교회로 원정을 다녀온 교인 6명의 명단을 확보해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현재까지 원정교인 6명 중 5명은 '음성' 판정을 받았고, 나머지 1명은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울산시는 대구에서 울산 신천지교회로 원정 온 교인 4명의 명단도 확보했으나, 이들의 정확한 이동경로까지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신천지교회 쪽에서 비협조적이라 확진자와 함께 예배를 본 교인 명단 확보가 쉽지 않다"며 "경찰과 보건소 등과 협의해 공권력을 이용해서라도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출처=뉴시스/NEW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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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울산교회는 신도가 약 4800명 정도로 추정되고 있으며, 울주군을 제외한 4개 구군에 총 17개의 부속시설(복음방)을 두고 있다.

시는 부설시설에 대한 방역소독과 함께 일시 폐쇄조치를 했으며, 신속하게 전체 신도 명단을 확보한 뒤 유증상 여부를 전수조사할 예정이다.

하지만 A씨의 사례에서 드러났듯이 신천지 신도들이 가족들에게조차 이같은 사실을 알리지 않을 만큼 폐쇄적인 점을 감안하면 접촉자를 확인하는 과정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천지 내부에서 정부 협조를 거부하라는 취지의 지침을 내렸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시와 보건당국의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이 가운데 확진자의 추가행적에 대한 울산시의 늑장 대응도 도마위에 올랐다.

울산시는 전날 오후 3시 첫 확진자 발생 관련 기자회견에서 A씨의 신천지 울산교회 예배 이동 경로를 발표하지 않았다.

울주군보건소에서 이날 오후 2시께 A씨의 신천지 울산교회 방문 이력을 확인했으나, 시와 협조체계가 이뤄지지 않아 기자회견이 끝난 후에야 울산시는 이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확진자의 추가 방문 이력에 대해서는 하루가 지난 후 시민들에게 공개돼 울산시의 초기대응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출처=뉴시스/NEW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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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울산시는 이날 A씨의 추가 행적을 공개했다.

A씨는 지난 9일 오후 3시 30분부터 5시 30분까지 대구 신천지교회에서 31번 확진자와 같은 공간에서 예배를 봤다.

이후 A씨는 이날 오후 9시 23분에 출발하는 KTX 5호차 8B석에 탑승해 울산역에 도착했고, 울주군 구영리에 위치한 부모 집을 방문했다.

다음날인 10일 이 여성은 부친이 근무 중인 울산 중구 '닥터리연합내과'에서 인후통과 기침증세로 진료를 받았고, 태화로터리에서 오전 11시 40분에 출발하는 시외버스를 타고 대구로 돌아갔다.

이날부터 15일 오전까지는 대구에 머물며 운전면허학원, 동성로, 대구 신천지교회, 대명아트홀, 대명클락해치휘트니스센터 등을 방문했다.

이후 A씨는 15일 낮 12시 49분에 출발하는 KTX 6호차 11D석에 탑승해 울산역에 내렸다. 울산역에서 내린 A씨는 5005번 리무진 버스를 타고 자택으로 이동 후, 자가용을 타고 다시 울산역에서 부산행 SRT를 탔다.

부산에서는 수영요트 경기장, 동백역 등을 이동한 후 이날 오후 9시 10분 SRT를 타고 울산에 도착해 구영리 한 식당을 방문했다.

16일에는 신천지 울산교회에서 예배를 본 후 신복로터리, 횟집 등을 방문했고, 17일에는 모친이 근무 중인 중구 그린약국, 우정동 LG베스트샵 등을 순차적으로 방문 후 대구로 돌아갔다.

울산시는 A씨가 방문한 장소에 대해 일시 폐쇄하거나 방역 소독을 벌이고 있다.


A씨와 함께 KTX·SRT를 탄 승객 200여 명의 명단도 확보해 유증상 여부 등을 확인하고 있다.

이 여성이 이용한 리무진 버스기사, 택시 운전기사 및 가족 등은 명단을 확보했고, 이들 모두 이상 증세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이형우 울산시 복지여성건강국장은 "현재 A씨의 건강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추가 확진자 발생을 막기 위해 코로나19 소식을 시민들에게 최대한 빠르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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