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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팩트체크] 코로나19 신속진단키트를 개발했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25 13:58

수정 2020.02.25 15:29

코로나19 . 게티이미지 제공
코로나19 . 게티이미지 제공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의 전파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신속하게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이 시급한 실정이다. 지난 23일 정부가 전국적 확산 가능성에 대비해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를 '경계'에서 '심각'으로 격상하면서 코로나19 신속진단키트 개발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렇다면 일부 업체가 신속진단키트를 개발했다는 발표가 사실일까.

한국화학연구원 내에 있는 신종바이러스(CEVI) 융합연구단을 이끌고 있는 김범태 단장은 25일 "분자진단과 면역진단 모두 신속진단이 있지만 일반 국민들은 이를 구분하지 않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리다?
진단방법에는 분자진단과 면역진단이 있다.

현재 코로나19를 가장 신속하게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은 분자진단인 '실시간유전자 증폭검사(RT-PCR)'다. 식약처에서 긴급사용 승인을 받은 제품은 코젠바이오텍의 '파워체크 2019-nCoV'과 씨젠의 '올플렉스 2019-nCoV Assay'등이 있다.
이 진단키트는 분자진단법을 이용해 신종코로나바이러스를 한번 검사로 확인할 수 있고 소요시간이 6시간으로 짧으며 사용이 편리하다.

반면 면역진단을 이용한 진단키트(RDT)는 임신이나 인플루엔자 진단처럼 별도의 기계설비 없이도 현장에서 10~20분 만에 판별하는 키트다. RDT는 바이러스의 항체, 항원 등 단백질이있어야 검사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코로나의 항원 항체를 만들지 못해 무용지물이다.

■항체와 RDT, 최소 10개월 걸려
화학연구원을 포함한 7개 연구기관은 생물안전도 3등급 시설을 갖춘 곳이어서 지난 17일 질본으로부터 가장 먼저 코로나19 샘플을 받아볼 수 있었다. RDT 개발을 위한 항원·항체는 우선 토끼나 쥐 등 동물 실험을 통해 만들기 때문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코로나19의 항원·항체 없이 RDT를 개발할 수 없다.

김범태 CEVI 융합연구단 단장은 "국내에서 코로나19 샘플을 이용해 항원과 항체를 만드는데 최소 10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아직까지 전세계적으로도 코로나19용 RDT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의 이관희 박사는 지난해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진단하는 RDT를 활용해 코로나19 진단에 적용하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이관희 박사도 아직 항원·항체가 없어 RDT 개발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 단장은 이번 코로나19와 관련해 "검증되지 않은 내용에 국민들이 현혹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질본에서 발표하는 내용을 신뢰하고 동참해서 현재 비상 상황을 빨리 벗어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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