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국내 최고 칫솔 기술력으로 마스크 필터 등 의료분야 진출" [로컬 포커스 강소기업 CEO를 만나다]

김원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2.26 18:40

수정 2020.02.26 21:37

브러시용 섬유 제조업체
케이앤케이 강연복 대표
 2011년 설립때부터 R&D 집중
특허 30여개… 친환경 소재 개발중
국내 유일 일괄공정 체계 갖춰
화상환자 치료용 브러시 등
산업·의료 새 시장 개척 '시동'
강연복 케이앤케이(K&K)대표가 세종시 연동면 명학산업단지에 위치한 브러시 필라멘트 소재 생산라인에서 제조공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강연복 케이앤케이(K&K)대표가 세종시 연동면 명학산업단지에 위치한 브러시 필라멘트 소재 생산라인에서 제조공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세종=김원준 기자】 "연구·개발(R&D) 투자는 우리 회사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세종시 연동면 명학산업단지에 입주한 브러시용 필라멘트(섬유) 제조업체인 ㈜케이앤케이(K&K) 강연복 대표. 그는 "당장의 이윤을 좇아 연구·개발을 뒷전으로 미루면 결국 성장동력을 잃게 되고 성장이 멈추는 순간, 위험한 상황으로 빠져든다"며 선뜻 R&D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강 대표의 경영철학이 명확히 읽히는 대목이다. 강 대표의 'R&D드라이브'는 회사를 단숨에 동종업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강소기업' 반열에 올려놓았다. 케이앤케이는 지난 2011년 세종시 연동면 응암리 공장에서 출발했다.
이후 2015년 현재 회사가 위치한 세종시 연동면 내판리 명학산업단지로 공장을 이전했다. 이 회사의 주력 생산 제품은 각종 브러시에 들어가는 합성 섬유사와 일반칫솔.치간칫솔 및 화장품 브러시 완제품이다.

■직원의 10%가 연구·개발 인력

케인앤케이 부설연구소의 R&D인력은 모두 7명. 전체직원 수의 10%선이다. 회사 규모를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비중이다. 'R&D가 곧 성장동력'이라는 강 대표의 신념이 반영된 것이다.

이들 R&D인력은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새로운 디자인과 신제품 개발에 매달리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가시적인 결실을 맺었다. 현재 케이앤케이의 보유 특허는 모두 30여개에 이른다. '앵커 프리 터프팅(AFT·Anchor Free Tufting)'식모방식은 이 회사의 핵심특허다. 기존의 식모방식이 단순한 형태의 식모패턴만 구현이 가능했다면 AFT식모방식은 칫솔모 형태와 배치 및 홀사이즈를 목적에 맞게 조절해 다양한 각도로 모를 심을 수 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한번 칫솔질로 여러 각도의 양치가 가능해 보다 꼼꼼한 세정과 함께 우수한 양치감을 얻을 수 있다.

최근에는 친환경 수지인 폴리락틱애시드(PLA·Poly Lactic Acid)를 활용한 친환경 칫솔모를 개발중이다. PLA는 옥수수 전분당에서 추출한 원료를 사용한 생분해성 플라스틱으로, 일정시간이 지나면 자연상태에서 100%분해된다. 유아용 및 애완용, 교정용 칫솔 등 신개념 제품은 이미 시장에 출시된 상태다.

케이앤케이는 이러한 R&D성과에 힘입어 지난 2018년 2월 국제표준화기구의 '품질경영시스템 인증(ISO 9001:2015)'을 받은데 이어, 같은해 3월에는 특허청의 '지식재산(IP)스타기업'에 선정됐다. 지난해 5월에는 '세종지역 우수기업'에도 뽑혔다. 수출과 고용창출 부문에도 기여하면서 지난 2015년 '백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으며, 2018년에는 '고용창출우수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국내 유일 '일괄공정'시스템 구축

케이앤케이는 회사설립 초기 칫솔용 섬유인 필라멘트를 생산, 모기업인 비비씨㈜에 납품하는데 역량을 집중했다. 하지만 지난 2017년 제 2공장 신축 이후에는 칫솔 완제품 생산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외부의 도움없이 필라멘트 소재부터 칫솔대, 포장까지 모든 공정을 독자 생산·제조할 수 있는 '일괄공정(One-Stop)'시스템을 갖췄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국내 칫솔 생산업체 가운데 일괄공정 체계를 구축한 곳은 케이앤케이가 유일하다.

케이앤케이가 생산하는 칫솔 완제품은 애경산업과 아모레퍼시픽 등 국내굴지의 생활용품 제조기업들과 외국기업에 '주문자상표부착(OEM)'방식 및 '제조사개발생산(ODM)'방식으로 공급된다. 지난해는 20억여원 규모의 납품이 이뤄졌다.

강 대표는 "현재 대기업이나 외국기업에 OEM·ODM방식으로 칫솔을 납품하고 있지만 사실 주문물량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생산라인 증설을 통한 생산량 확대 등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소개했다.

■"신규 사업분야 진출 시동"

케이앤케이는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최근에는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여러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브러시 개발에도 착수했다.

또한 화상환자 치료 과정에서 거즈 대용으로 쓰이는 의료용 브러시 섬유 개발에도 나서는 등 신사업분야에 눈을 돌리며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보건용 마스크 필터 제작을 위해 생산라인 증설을 검토 중이다. 이를 위해 현재 회사가 입주한 명학산업단지 내에 새 부지를 확보해 놓은 상태다.

이들 새로운 개척 영역이 안정화 단계에 이르면 폭발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강 대표의 설명이다.


강 대표는 "이제 시작단계에 불과하지만 칫솔을 만든 기술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장을 파고 들고 있다"면서 "쉽지는 않겠지만 그간 쌓아온 탄탄한 기술력과 노하우로 꾸준히 신제품을 내놓는다면 승산은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이어 "현재는 칫솔이 주력상품이지만 브러시를 활용할 수 있는 영역은 무궁무진하다"면서 "새로운 분야에서 안정적인 수요처만 확보할 수 있다면 제 2의 도약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케이엔캐이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대비 25%증가한 155억원으로 잠정집계됐다.

kwj5797@fnnews.com 김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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