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한국인 입국금지 확산..여행업계, 커지는 줄도산 공포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해외로 떠나는 여행객의 숫자가 눈에 띄게 감소하면서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가 한산하다. 사진=뉴스1
코로나19 확산으로 한국인의 입국을 금지하는 국가가 늘면서 여행업계가 역대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외국인의 국내 여행에 이어 한국인의 해외여행까지 막히면서 출구가 안보이는 암담한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여행업계에선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규모가 작은 중소 여행사들의 줄도산은 시간문제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27일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현재 한국인에 대해 입국 금지를 하는 국가는 베트남과 싱가포르, 필리핀, 일본을 포함해 총 21곳으로 늘었다. 입국 절차가 강화된 국가까지 포함하면 총 42개국이다. 중국의 산둥성, 랴오닝성, 지린성, 헤이룽장성, 푸젠성 등 5개 지역도 한국발 입국자에 대한 격리 조치를 공식화했다.

한국인들이 즐겨찾는 대표적인 해외 여행지로 꼽히던 국가들이 한국인 입국을 금지하면서 여행사들이 이미 판매했던 상품은 무용지물이 됐고, 앞으로도 상당 기간 상품 판매를 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이번주 주요 여행사의 해외 여행상품 예약은 전년대비 90%까지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한국인 입국 금지는 더이상 여행사가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비행기도 뜨지 않고 현지에서도 한국 여행객을 받아주지 않는데 여행사가 무슨 수로 영업을 할 수 있겠는가"라고 하소연했다.

이에 규모가 큰 여행사들은 무급휴가, 주3일 근무, 재택근무 등으로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하나투어는 3월부터 5월까지 전 직원 대상 주3일 근무제를 시행하고, 모두투어도 3월부터 최대 두 달간 급여를 70%까지만 주는 유급휴직을 실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같은 조치로도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기엔 역부족이라는 게 더 큰 문제다. 게다가 규모가 작은 영세 여행사들은 더 이상 영업을 지속할 수 없는 상황에 내몰리면서 폐업하는 사례까지 속출하고 있다. 여행정보센터 여행업 인허가데이터에 따르면 이달에만 폐업을 신고한 여행사가 36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휴업 또는 휴직 조치를 하고 고용노동부에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한 여행업 사용자도 24일 현재 400여곳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중 10인 이하 소규모 여행사는 총 380곳으로 전체의 92%를 차지했다.

고용유지지원금제도는 매출액·생산량이 15% 줄거나 재고량이 50% 증가하는 등 일시적 경영난으로 고용조정이 불가피하게 된 사업주가 노동자를 감원하지 않고 휴업·휴직 등을 통해 고용을 유지하면 정부가 인건비를 지원하는 제도다.

한편, 한국관광협회중앙회의 관광사업체 등록 건수도 이달 들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진흥법 시행령이 해외여행 활성화를 이유로 국외여행업 자본금을 2009년 1억원에서 2016년 3000만원으로 크게 낮추면서 매 분기 등록이 늘었지만, 올해 1·4분기엔 감소가 확실시된다는 것이 여행업계의 중론이다.

아울러 문화체육관광부가 관광진흥개발기금을 활용해 담보없이 공적기관의 신용보증을 제공해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는 특별융자 500억원 신청에도 지원자가 줄을 잇고 있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여행업계 생태계 붕괴가 얼마나 심각한지 잘 보여주고 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