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사회'에 불어닥친 코로나19에 취준생들 '발동동'

오는 21일 HSK시험도 취소 예정
각종 어학·자격시험 '줄취소'..'스펙쌓기' 제동
"지원자 검증에 다양한 제도 마련해야"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올해 취업을 준비하던 취업준비생들이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사태로 토익 등 어학시험을 비롯한 각종 자격증 시험이 잇따라 취소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취업 시 필수 스펙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어학시험이 이달 중순까지 취소되면서 취준생들의 '스펙 쌓기'에 일제히 제동이 걸렸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채용 과정에서 스펙으로 지원자를 평가하는 '스펙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현상이라고 꼬집었다.

■토플·토익·텝스 등 '줄취소'
2일 현재까지 취소되거나 연기된 어학시험은 토익(TOEIC), 토익 스피킹, 오픽(OPIC), 텝스(TEPS), 텝스 S&W, HSK(중국어한어수평고사) 등이다.

HSK한국사무국은 오는 7일로 예정된 HSK IBT시험 취소와 더불어 오는 21일 시험 일정까지 취소할 방침이다. HSK한국사무국은 "응시자들에 문자를 통해 안내를 했고, 확정되는 대로 홈페이지에 공지할 예정"이라며 "최근 확산되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정부는 지난달 23일 감염병 위기경보를 최고 수위인 심각단계로 상향했고 이에 중국고시센터와 HSK한국사무국은 감염 확산 방지 및 응시자의 안전을 위해 이 같이 결정했다"고 전했다.

YBM 한국TOEIC위원회도 오는 14일을 포함해 이후 토익 등 시험 일정은 예정대로 진행하되, 향후 코로나19 감염 상황에 따라 차후 안내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서울대 텝스관리위원회도 오는 7일 텝스와 14일 텝스 S&W 정기시험을 취소하고, 대신 오는 5월 2일에 텝스 정기시험을 추가편성해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한상공회의소가 주관하는 컴퓨터활용능력, 워드프로세서, 전산회계운용사, 한자 검정시험 등을 비롯해 각종 국가자격시험 또한 미뤄지면서 올해 시험을 준비했던 수험생들은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취업준비생 A씨는 "기다리던 인턴 전형 일정이 있어서 거기에 맞춰 토익시험을 준비하고 지원했는데 당장 지난달 29일 토익시험부터 취소됐다"며 "오는 15일이나 29일로 연기해 시험을 볼 수 있지만 이마저도 불확실한 상황이라 답답하다"고 전했다.

■"단편 스펙 이외 다양한 전형 마련"
문제는 이 같은 각종 어학·자격증 시험들이 공채 전형에 필수 응시 조건 또는 합격 여부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기업들이 단편적인 스펙 이외 다양한 제도를 통해 지원자를 검증하는 시스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사회학계의 한 전문가는 "정규직 일자리가 줄어드는 가운데 기업들은 지원자를 면밀히 검증하고자 하지만 어떤 직무는 영어가 핵심이 되지 않는데도 기본적으로 영어 등 각종 자격 등을 보는 경향이 있다"며 "어학·자격증 등 스펙 이외 지원자 개개인들을 평가하기 위한 다른 전형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이를 위한 비용이 많이 드는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도적으로 채용 방식을 스펙이 아닌 다른 방법을 채택하는 기업도 있지만 고착화된 전형과정을 뒤엎기에는 일부 기업으로는 힘이 들 것"이라며 "채용 과정에 있어 고정적인 견해와 사고에서 벗어나 각자 기업의 특성과 추구하는 방향에 맞는 다양한 제도를 만들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