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뉴스1) 박채오 기자,박세진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마스크 품귀현상이 발생하자 정부에서 공적 마스크를 전국에 공급한다고 밝혔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여전히 마스크 구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약국의 경우 지점 마다 매일 마스크 입고 수량과 시간이 유동적이어서 약사들과 시민들이 현장에서 혼선을 빚고 있다. 우체국을 찾은 시민들은 기장군 일부 지역에서만 마스크를 판매한다는 안내를 받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농협 하나로마트 앞에는 긴 줄이 만들어 졌지만 마스크를 손에 넣은 시민들은 소수에 그치면서 불만이 터져나왔다.
◇"언제, 얼마나 들어올 지는 우리도 몰라"…일선 약국 혼란
2일 부산에서 유동인구가 많은 서면, 남포동, 연산동, 수영로터리 일대의 약국 출입문에는 '공적 마스크 없습니다', '공적 마스크 오후에 입고됩니다.
이 사실을 모르고 약국을 찾은 많은 시민들은 공적 마스크가 입고되지 않았다는 안내문을 발견하고 그대로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이날 취재진이 약국 문을 열고 마스크 재고를 묻자마자 손 동작으로 마스크 재고가 없다는 표시를 해오는 곳도 많았다.
연제구 A 약국의 한 약사는 "보통 오후 시간에 마스크가 입고 되고 있는데, 시간은 정확이 공지되고 있지 않아 우리도 정확히 언제 마스크가 입고될지 모르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B 약국 약사 역시 "안내문을 붙여 놓아도 많은 분들이 마스크가 있는지 물어온다"며 "계속해서 안내하고는 있지만, 우리도 난감한 부분이 있다"고 하소연 했다.
남포동 자갈치 시장 인근 C 약사도 "오늘 오전에 들어왔는데 벌써 다 팔렸지"라며 "매일 물량이 들어오고는 있는데, 우리도 언제, 얼마나 들어올 지 몰라"라고 잘라말했다.
마스크 입고량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현장에서 나왔다.
D 약국 약사는 "하루에 15개(5장 묶음)에서 20개가 입고되는데, 10분도 안돼서 모두 판매된다"며 "큰 약국에는 마스크가 많이 입고되는 줄 알고 찾아오는 시민들이 많은데, 전국의 모든 약국에 동일한 양이 입고된다. 규모나 유동인구에 따라 마스크 입고량을 다르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마스크 구매을 위해 약국을 방문한 한 시민은 "오전부터 근처에 있는 모든 약국을 방문하고 있는데, 마스크가 입고 되지 않았다는 말만 들었다"며 "공적 마스크를 판매한다는 말에 마스크를 쓰고 집에서 나왔는데, 오히려 보유하고 있던 마스크만 낭비한 것 같다"고 날선 반응을 보였다.
◇우체국, 기장군 일부 지점에서만 공적 마스크 판매
우정사업본부는 코로나19 특별관리지역인 대구·청도 지역과 공급여건이 취약한 전국 읍·면 우체국에 우선적으로 공적 마스크를 공급하고 있다.
부산지역 우체국에서는 2일 기준 기장군 내 좌천, 일광, 부산모전, 월내, 부산철마, 부산정관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공적 마스크 판매를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러한 소식들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면서 일부 시민들이 헛걸음을 하는 상황이 빚어지기도 했다.
실제로 이날 공적 마스크 구입을 위해 우체국을 찾은 시민들은 많았다. 시민들은 안내문을 보고서도 우체국 안으로 들어가 직원에게 문의를 하기도 했다.
연산5동 우체국 앞에서 만난 한 시민은 "오늘부터 오전 시간에 마스크를 판매한다고 해서 찾아 왔는데, 마스크를 팔지 않는다는 안내문을 봤다"며 "정부에서는 전국의 우체국에서 판다고 해서 찾아왔는데 괜한 걸음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우체국 직원은 "지속적으로 안내를 드리고 있지만, 마스크 구입에 대한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어 난감한 상황이다"며 "공적 마스크 판매처와 판매 시각, 매수 등에 대한 공지를 일반 시민들이 더욱 쉽게 접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농협하나로마트 앞 줄 서기도…지하상가 마스크도 인기
부산 중구 농협하나로마트 자갈치점에 풀린 마스크도 이날 판매시작 20여분 만에 동이났다.
이날 오후 인근 남포동 거리에서 만난 상인들은 "지금 가봐야 다 팔리고 없으니 가지마라", "오전 10시부터 줄을 섰는데 순식간에 다 팔렸다더라", "줄을 서게 하지 말지 동사무소에서 팔아야지" 등 불만섞인 이야기를 전해줬다.
자갈치점 직원 또한 "시작한지 20여분 만에 다 팔렸다"고 설명했다. 취재진과 잠깐 대화하는 와중에도 마스크 재고를 묻는 시민들이 드나들었고 이 직원은 "자세한 내용은 다른 직원에게 물어봐달라"고 말했다.
이날 자갈치 시장 한 상인은 '이 주변에 마스크 파는 곳이 있나'라는 질문에 "지금 여기서는 KF 마스크를 못 구할 거다"며 "파는 곳이 있으면 나도 좀 알려달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날 서면 지하상가 한 점포에는 KF마스크가 소량이나마 판매되고 있었다. 장당 3900원으로 공적 마스크와 비교하면 비싼 가격이지만 길을 지나는 시민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살펴보기 바빴다.
일부 시민들은 울며겨자먹기 심정으로 마스크를 구매하는 모습이었다. 이 가게 아르바이트생은 "장당 비싼 가격이라고 느낄 수 있지만 하루에만 수십개씩 사가는 시민들도 있을 정도로 잘 팔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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