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공공관리자 제도를 적용받아 투명하게 사업을 진행해야
조합 집행부가 총회에서 결정된 내용을 번복하고 대의원회의를 통해 일방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면서 공정성이 도마에 올랐기 때문이다. 이에 조합원들은 기존 무허가 건축물도 포함시켜 조합원을 100명으로 늘려 서울시의 공공관리자 제도를 적용받아 투명하게 사업을 진행해야한다는 주장이다.
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신용산역 북측 제2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의 수의계약 우선협상대상자 현대건설이 지난달 조합에 입찰제안서를 제출했다.
이 사업은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2-194일대 구역면적 2만2119㎡를 대상으로 지하 5층∼지상 33층 규모의 아파트 340가구와 오피스텔, 업무시설, 판매시설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이곳은 대부분 5층 이하, 20년 이상 된 노후 건축물과 일부 무허가 건축물이 있는 지역이다. 2018년 7월 6일 조합이 설립됐다. 2구역 건너편에는 아모레퍼시픽 본사가 있고 서울시 역시 용산역 일대에 국제복합업무지구를 조성하는 ‘용산 마스터플랜’을 진행 중이라 향후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방적인 시공사 선정 물의
최근 조합 내부에서 시공사 선정 과정 중 조합 집행부의 일방적인 운영으로 인해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조합은 지난해 5월, 8월, 9월 시공사 선정 입찰을 3번이나 했으나 모두 유찰 돼 10월 17일 임시 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에서는 도급 순위 상위 10개 건설사한테 의향서 보내 의향 있는 시공사한테 입찰제안서 받기로 했다. 세부 배점표를 작성해 사업조건이나 공사금액, 도급 조건 등 점수를 매겨 최상위 점수를 받는 회사를 선정하자고 결의했다.
하지만 조합 집행부는 총회에서 결정된 내용을 지키지 않았다.
10개사한테 공문을 보내고 현대건설, 대우건설, 롯데건설 3개사로부터 의향서를 받았다. 문제는 특정 건설사에 입찰 제안서를 낼 수 있는 자격을 주자고 결정한 것. 특히 해당 건설사가 지난해 12월 6일 입찰 마감 시간까지 제안서를 낼 수 없는 상황에 몰리자 올해 1월 21일까지 일정을 연기했고, 2월 20일까지 2번이나 연장을 시켜줬다.
이처럼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잡음이 일자 조합원들은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서울시 공공관리제도를 통해 사업이 투명하게 진행돼야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조합원수가 100명 이상이어야지만 서울시 공공관리제에 적용된다. 공공관리제 적용이 되면 구청이나 서울시가 정비사업의 관리자 역할로 참여해 사업을 보다 투명하게 진행할 수 있다. 현재 신용산역 북측 제2구역의 조합은 98명으로 100명 이하라 적용 대상이 아니다.
조합 관계자는 “창립총회 전부터 이미 조합원수가 무허가 건축물을 포함해서 100명이 넘는다는 얘기가 있었지만 사업을 빨리가기 위해 일부러 98명으로 조합을 설립했다는 이야기가 있다”면서 “향후 시공사를 뽑은 뒤 사업시행변경 인가를 통해 조합원 수를 100명 이상으로 늘리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허가 건축물도 조합원 포함해야
현재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무허가 건축물 소유자는 조합의 정관에 의거해 조합원 자격 유무가 결정된다.
신용산역 북측 제2구역의 경우 조합 정관 제9조 2항에 따라 무허가 건축물 소유자도 조합원에 해당한다고 명기하고 있다. 하지만 조합의 조합설립인가서를 보면 무허가건축물 소유자를 조합원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서울시와 용산구청이 구역 내에 무허가 건축물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도 조합 설립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조합 내부에서도 서울시와 용산구청에 민원을 넣어 조합원이 재산상 피해를 보지 않도록 철저히 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
한 조합원은 “본인들의 입맛에 맞게 시공사를 선정하기 위해 조합원을 98명에서 100명 이상으로 축소했다가 늘리는 것은 잘못됐다”면서 “잘못된 수의계약 방식을 바꾸고 제대로 된 경쟁 입찰을 통해 조합원들이 더 좋은 조건으로 사업을 이끌어갈 수 있도록 해야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용산구청 관계자는 “조합에서 설립인가를 할 때 98명으로 했기 때문에 구청에서는 손을 쓸 방법이 없다”면서 “우리도 공공관리제를 하면 좋지만 조합원수가 부족해 적용할 수 없어 안타깝다”고 전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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