궐내의 동쪽에 자리 잡은 동궁 권역은 왕세자의 공간으로 외전과 내전을 갖춘 궁궐 속 작은 궁궐이다. 특히 계조당은 신하가 왕세자에게 조하를 드리고 진찬을 여는 등 동궁의 정당으로서의 기능 뿐 아니라 조선 왕조의 권위와 후계의 연속성을 상징하는 가장 중요한 공간이었다. 정당은 나라의 정치를 신하들과 의논하거나 집행하는 곳이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가 조선 왕실의 권위를 지우고 식민통치의 정당성을 선전하는 박람회인 조선물산공진회의 행사 공간으로 경복궁을 활용하면서 동궁의 주요 건물들은 철저히 파괴됐다.
궁능유적본부는 경복궁 계조당복원사업에 앞으로 2022년까지 3년간 총 82억원을 투입해 왕세자의 공간인 동궁 권역의 기본 궁제를 복원할 계획이다. 복원 후에는 국내외 관람객에게 역사성을 몸소 느끼고 체험할 수 있도록 재현전시와 전통문화교육 공간 등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계조당 복원은 수제전통 한식 기와와 철물, 소나무 등 전통재료와 '손으로 하는 가공' 등 전통방식으로 복원할 계획이다. 오는 5월부터는 사전 신청을 받아 공사현장 내부도 무료 공개할 예정이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변형·훼손된 경복궁을 체계적으로 복원하고 정비해 조선 법궁의 위상을 회복하고 정체성과 진정성을 되찾아 모든 국민이 그 가치를 누릴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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