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 A지역아동센터의 지모군(9)은 저소득층 맞벌이 가정의 자녀로 엄마 아빠가 모두 늦게까지 일터에 나가있다. 지군은 학교에서 점심 급식이 지원되지 않는 날이면 주로 지역아동센터에 간편 조리식품을 들고 와 끼니를 해결했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지역아동센터가 문을 닫고 학교 개학도 미뤄지면서 식사를 해결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 B지역아동센터의 여모양(12)은 한부모 가정으로, 아빠가 일을 하는 동안 대부분의 시간을 아동센터에서 보냈다. 현재는 센터 휴관이 결정되면서 혼자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혼자 있는 아동 위해…긴급 구호품 지원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는 가운데 아동인권 단체들이 대구·경북 지역의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에게 마스크와 식료품 등 긴급 구호품 지원에 나서고 있다.
5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따르면 재단은 지난달 24일 대구 동구지역아동센터 25개소 650여명의 아동들에게 '함께 나누는 한 끼' 박스를 지원했다. 박스는 마스크와 손세정제를 기본으로 라면, 컵밥, 참치 등 아동이 스스로 음식을 해서 먹을 수 있는 식품위주로 구성해 서비스 공백에 따른 사각지대를 보완했다.
센터는 저소득층이거나 부모의 부재 등으로 가정 내 식사 해결이 어려운 아이들이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그동안 지역아동센터 등을 통해 식사를 제공받아 온 저소득층 아동의 경우, 지역사회 감염 우려로 시설이용이 어려워지면서 자칫 사회적 단절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방역 용품과 생필품 등의 가격 폭등, 학교 개학 연기 등으로 우려는 점점 커지고 있다.
재단은 이같은 상황을 고려해 1차적으로 가장 도움이 절실한 대구·경북·부산지역의 지역아동센터 이용 아동의 가정을 중심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모금규모에 따라 전국으로 확대해 지역아동센터 3460개 중 보호가 필요한 아동의 가정을 지원하고, 이달 이후는 코로나19로 인해 생계에 지장이 있는 취약계층아동을 발굴해 지원하며 심리·정서적 피해를 입은 아동에게 생계비 및 의료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단체들 지원 이어져
이날 국제구호개발 비정부기구(NGO) 굿네이버스도 저소득 가정 아동과 취약계층에 대한 긴급 지원 계획을 밝혔다.
굿네이버스는 전국의 복지 사각지대 아동 4만5000여 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예방 지원, 저소득 가정 생계 지원, 심리 정서 지원 사업을 진행한다. 전국 11개 굿네이버스 시도본부를 통해 마스크, 손 소독제, 위생 키트 지원을 확대하고 코로나19로 인해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저소득 가정에게 생필품 키트 등 긴급 생계 지원에도 적극 나선다.
지역아동센터 운영 중단에 따라 결식 위기에 놓인 대구 지역 아동 1200명에게는 도시락을 지원한다. 개학 연기 기간 지역아동센터 이용 아동의 건강을 전화로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경우 긴급 돌봄을 지원하는 등 돌봄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사업도 진행할 예정이다.
국제구호개발단체 희망친구 기아대책도 대구·경북지역 2000여 저소득 가정 아동에게 마스크·손 소독제, 식료품 등이 담긴 '안전키트'를 전달한다.
아울러 국제구호개발 비정부기구 월드비전도 이 지역 저소득 가정 아동에게 마스크와 라면, 스팸 등 열흘 분량의 식료품이 담긴 '긴급구호 키트' 200개를 전달한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