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샤론 최'로 키우겠단 치맛바람도 코로나19에 가라앉았다

뉴스1

입력 2020.03.08 06:00

수정 2020.03.08 06:0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 여파가 학원가로 이어지고 있다.. 2020.3.3/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 여파가 학원가로 이어지고 있다.. 2020.3.3/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 여파가 학원가로 이어지고 있다. 2020.3.3/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 여파가 학원가로 이어지고 있다. 2020.3.3/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여파가 노량진 공무원 학원가로 이어지고 있다. 2020.3.2/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여파가 노량진 공무원 학원가로 이어지고 있다. 2020.3.2/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이승환 기자,최현만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사교육 치맛바람도 가라앉혔다. 올해 아카데미 4관왕을 차지한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 영어 통역사 '샤론 최'처럼 자녀를 교육시키겠다고 들끓던 분위기는 자취를 감췄다.

토요일인 7일 오후 2시쯤 '사교육 1번지' 대치동 학원가 2곳 중 1곳은 문을 닫았다. '코로나19 확진자 증가로 임시 휴원 중'이라고 적힌 안내문이 출입문에 붙었다.

수업을 중단한 학원 복도는 텅 비어 있었다.

인근 분식점과 카페 등에도 발길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새 학기 수업 일정이 연기되면서 학생들이 학원가에 몰릴 것이라는 일각의 예상과 배치된다.

수익 증대를 예상하던 학원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대치동 A영어학원장 손모씨(55)는 "무엇보다 임대료가 가장 큰 문제"라며 "한 달 관리비(100만원)와 임대료(300만원)만 해서 총 400만원을 내야 한다"고 밝혔다. 강의가 없어도 유지비가 나가다 보니 오히려 마이너스 상황이다.

지난달 24일부터 오프라인 수업을 중단한 이 학원은 '코로나19 진정 전'까지 기약 없는 휴원을 결정했다.

손씨는 "원래 3월은 새로운 학생이 들어오는 시기이지만 수업이 '스톱'돼 학생 자체를 못 받게 됐다"며 "코로나19는 인류의 재앙"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터넷 중심으로 강의를 전환해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하는 자구책인 셈이다. "그나마 인강(인터넷 강의)으로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피해를 고스란히 감당해야 한다"고 손씨는 토로했다.

학원가에서는 정부의 휴원 권고를 놓고 "이해는 하지만 답답한 측면이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서유미 교육부 차관보는 앞서 "개학연기 기간 학원의 자발적인 휴원을 끌어내겠다"면서 휴원 동참 학원을 대상으로 소상공인 자금, 고용유지 자금 등을 약속했다.

그러나 학원 운영자 대부분은 "지원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다.

유명 입시 학원 원장 B씨는 "규모가 더 큰 학원이 문제"라며 "소상공인이 아니라 혜택도 못 받고 수익 절반이 날아갈 판"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대표 입시 학원의 재수종합 수업을 예로 들며 "학생 수가 6000명이 넘어 한달 매출이 60억원 정도 되는데 2주만 쉬어도 30억원이 사라진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휴원 권고를 받아들이는 학원이 있는가 하면 정상적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승적 차원에서 휴원을 결정했지만 결국 새학기 수업 경쟁에 밀려 경제적인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B씨는 "정부의 휴원 권고가 강력한 조처라기보다 사실상 '유도'에 가깝다"며 "이왕 할 거면 강력하게 해서 다 못하게 하는 게 낫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입시학원장 C씨는 "휴원을 해도 강사료는 지불한다. 매출 발생 없이 비용만 나가는 구조"라며 "수입은 수입대로 줄고 비용은 새 나가니 수익성은 악화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정부의 지원 방침에 대해선 "별 기대 안한다"고 잘라 말했다. 정부가 약속한 지원이 일선 현장의 현실과 동떨어져 있을 확률이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학원마다 여건이 다 다른 상태에서 정부가 발표한 지원액은 구체적이지 않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