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차관칼럼

[차관칼럼]융합·혁신의 첨병, 출연연 R&D플랫폼

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08 17:44

수정 2020.03.08 17:44

[차관칼럼]융합·혁신의 첨병, 출연연 R&D플랫폼
2019년 노벨화학상은 리튬 이온배터리 개발에 기여한 3명의 과학자에게 돌아갔다. 휴대폰과 노트북 같은 무선기기 시장을 열고, 태양광과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길을 연 공로를 인정한 것이다. 그런데 이 세 명의 과학자는 국적도, 소속도, 전공도 다르다. 과학기술이 우리 실생활에서 활용되는 상용화에 이르기까지는 한 사람의 노력만으로는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정부부처 중 첫 번째로 2020년도 업무보고를 했다. 업무보고 가운데 주요 내용 중 하나로 연구개발(R&D) 플랫폼을 기반으로 자생적 융합혁신이 일어나도록 개방형 혁신생태계 구축에 국가과학기술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을 포함하고 있다.
산학연 등 R&D 관련 주체들이 국가·산업·지역 단위로 자율적으로 모여 R&D의 기획, 수행, 성과창출과 확산의 전 주기적 활동에 걸쳐 협력적 전략과 방식을 통해 기술혁신과 새로운 가치를 지속적으로 창출하도록 공유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R&D플랫폼의 목적이다.

1966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모체가 돼 설립된 25개 과학기술 정부출연연구기관은 지난 반세기 과학기술정책 변화에 발맞춰 시대별 역할을 충실히 해 R&D를 통해 과학기술과 산업경쟁력 강화에 크게 기여해 왔다. KIST는 설립 이후 2012년까지 현재 가치 기준 총 11조2000억원 투입 대비 594조8000억원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 약 53배 효과를 달성했다. 이제 4차 산업혁명 시대 도래와 함께 출연연은 새로운 도약을 통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연구성과를 창출해야 하는 도전에 직면했다.

정부는 출연연이 그동안 축적해 온 R&D 역량을 체계화하기 위해 각각의 출연연이 잘하는 연구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도록 R&R(역할과 책임)을 지난 1년간 재정립해 왔다. 이제 출연연이 R&D플랫폼 기반 구축을 통해 국가·지역의 R&D 수요를 기획하고 성과를 활용할 수 있도록 산업계와 학계를 아울러 융합과 협력을 촉진하는 첨병 역할을 하고자 한다.

지난해 일본 수출규제로 소재·부품·장비 분야의 성장동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소재 R&D를 수행하는 재료연, KIST, 생산기술연, 전자부품연구원 등 12개 공공연구기관이 정부가 마련한 '소재분야 연구기관 협의회'를 통해 소재연구 혁신을 선도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도전적 소재 연구 혁신을 통한 연구성과 창출을 위해 기관 간 협업·소통을 강화하기 위해서였다. 국가 R&D플랫폼 차원에서 홀로그램 소자, 수소에너지 저장소재 등 세계 최초·최고의 연구성과 창출을 위해 기관 간 벽을 허물고 같이 노력했다.

정부는 최근 감염병에 선제적으로 대응키 위해 감염병 의료기기 연구협의체를 출범시켰다. 출연연도 감염병으로부터 국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힘을 모았다. 생명연을 비롯해 화학연, 전자통신연, 원자력의학원 등 출연연이 중심이 돼 다양한 산학연병 전문가와 열띤 토론과 협력을 통해 진단기업 기술지원, 약물 재창출, 백신개발, 임상자문, 장비 및 시설 등 지원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이처럼 출연연이 R&R 정립을 토대로 자발적으로 R&D플랫폼이라는 소임을 수행하기 위한 노력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국가적 현안과 지역사회 이슈 대응을 위해 각 분야 전문가들이 서로 협력하고 융합하는 R&D플랫폼을 구축하고, 연구자가 신명나게 연구하고 혁신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
R&D플랫폼 기반 혁신성장의 길에 혁신 주체와 관계기관 및 국민의 적극적인 참여와 성원을 기대한다.

정병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