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스1) 박중재 기자 =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이 광주에서 3선 도전의 꿈을 접었다.
권은희 의원은 9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4·15 총선에서 자신의 지역구인 광주 광산을에 불출마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정치에 입문하기 전부터 '광주의 딸'로 불리며 광주시민들의 사랑을 받았던 권 의원이 지역구 총선 출마를 포기하면서 '드라마' 같았던 그의 광주 정치역정도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권 의원은 2013년 4월 서울 수서경찰서 수사과장 당시 18대 대선에서 경찰 수뇌부의 국정원 댓글 외압사건을 폭로하며 지지자들로부터 '광주의 딸'이라는 애칭을 선물받았다.
그는 광주에서 태어나 전남대를 졸업한 '광주 토박이'로 2001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2005년 2월 사법고시 출신을 대상으로 한 경찰청 특별 경정 채용에서 사시 출신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경찰에 입문했었다.
2014년 7·30 광주 광산을 보궐선거에서 당선될 때도 숱한 화제를 뿌렸다.
천정배 전 법무부장관이 광산을에서 보궐선거를 준비했지만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가 권 의원을 전략공천했고, 천 전 장관은 곧바로 불출마를 선언하고 권 의원의 당선을 도왔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국민의당 후보로 나서 당시 더불어민주당의 '광주 간판'이었던 이용섭 후보(현 광주시장)와 일전을 치러 승리했다.
권 의원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에게 크게 뒤졌지만 '뒤집기'에 성공하며 단숨에 호남지역 대표 여성정치인으로 자리매김했다.
광주지역 최초 여성 재선 의원이라는 영광스러은 기록도 함께 따라왔다.
그는 당선이 확정된 뒤 "'광주의 딸' 권은희를 국회로 다시 보내주신 광주시민과 광산구민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정치인으로 탄탄대로를 걸을 것으로 예상됐던 권 의원은 국민의당이 분당된 뒤 바른미래당과 새로운보수당 등으로 당을 옮기면서 '광주 정서'와는 다른 정치적 행보를 보였다.
특히 '박근혜 탄핵' 이후 자유한국당을 탈당한 인사들과의 정치적 동행은 지역민들의 고개를 갸웃거리게 했다.
호남지역 국회의원들이 21대 총선을 앞두고 다시 민생당으로 뭉쳤지만 권 의원의 최종 선택은 정치에 복귀한 안철수 전 의원의 국민의당이었다.
지역 정치권에선 권 의원의 뚜렷한 정치적 소신이 지역구 여론을 의식해야 하는 정치적 현실과는 어울리지 않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에 후보를 내지 않고 비례대표 당선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히면서 권 의원도 결국 지역구 불출마를 선언했다.
권 의원은 9일 기자회견에서 "광산을 주민들의 선택으로 제19대, 20대 국회의원으로 선출됐다"며 "광산을 주민들이 21대 총선에서 저의 의정활동을 평가·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책임정치라는 생각으로 끝까지 지역구 변경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복잡한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광주의 딸'로 많은 시민과 주민들이 사랑하고 응원해주셨다"며 "어떤 정권이 오더라도 국민을 위한 입법 활동을 해나갔지만 광주시민들의 정서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활동을 하지 못한 점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례대표 출마 여부'에 관해서는 "현역의원이 비례로 출마하는 데 대해 부정적 입장을 갖고 있어 고민을 하고 있다"며 "국민의당 비례대표 신청 공모 마감일인 13일까지 깊게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