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이 비례정당을 급조하려는 속사정은 얼마 전 산하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작성한 '비례정당 대응전략 제언'이란 문건에 적시돼 있다.
총선에서 여권의 셈법이 먹혀들지 여부는 논외로 치자. 정의당 등 군소정당들을 들러리 세워 '4+1' 선거법 협상으로 밀어붙인 연동형 비례제의 취지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다는 게 문제다. 그래서인지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범진보 개혁세력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며 비례연합정당에서 발을 뺐다. 더욱이 며칠 전 여당 핵심 멤버들의 비공개 회동을 취재한 보도를 보라. 이들 범여권 정당끼리 애초에 준연동형비례제와 공수처법을 뒷거래한 정황만 적나라하게 드러나지 않았나.
이로 인해 민주당은 먼저 '꼼수 위성정당'을 만든 통합당으로부터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후회한다고 고백하라"(황교안 대표)는 비아냥을 듣는 처지가 됐다. 여권이 자가당착에 빠졌다는 뜻이다. 게임의 룰인 선거법을 제1야당을 배제한 채 바꾸는 무리수를 뒀지만 명분도 실리도 확보하지 못하면서다. 그렇다면 여당이 당원의 뜻을 물어 비례정당 창당 절차를 밟은 것보다 더 중요한 과제가 있다. 여야 간 기형적 '위성정당' 경쟁구도를 종식시키려면 총선 후 선거법부터 고치겠다는 약속이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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