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이탈리아 정부가 북부 지역에 시행하던 봉쇄 조치를 10일 0시(현지시간)에 전국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여야 모두 이번 조치를 지지한다고 밝혔으나 실제 시행 과정에서 모호한 부분이 많아 효과를 장담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에 따르면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9일 기자회견에서 "오는 10일부터 북부 지역에 한해 취했던 '레드존(봉쇄지역)' 조치를 이탈리아 전역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나라 안에 따로 레드존을 설정하지 않겠다며 "이탈리아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다음달 3일까지 지속된다.
이번 조치에 따라 이탈리아 인구 6000만명의 이동은 엄격하게 제한된다. 긴급한 건강 및 업무상의 이유가 아니라면 누구도 거주지역을 떠날 수 없다. 모든 국민은 이동이 필요할 경우 경찰, 혹은 군에 자신의 이동 계획을 밝혀야 한다. 조치를 어길 경우 벌금형, 혹은 금고형에 처한다. 대중이 모일 수 있는 모든 장소는 폐쇄됐다. 대학을 포함한 모든 학교는 문을 닫았다. 집회나 모임도 4월 3일까지 금지된다. 결혼식과 장례식도 열어서는 안 된다. 프로축구리그 세리에A를 비롯한 모든 스포츠 경기도 중단된다. 오후 6시 이후에는 전국 모든 주점의 통행이 막힌다.
콘테 총리는 "우리는 긴급한 상황, 또는 필수적인 용무가 아니라면 다른 곳으로 이동해서는 안 된다"면서 "다만 해외에 여행 중인 이탈리아 국민은 이같은 제한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우리의 생활습관을 바꿔야 한다. 모두 이탈리아를 위해 무언가를 포기해야 한다"며서 "더 이상 시간이 없다는 가정하에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탈리아 보건 당국은 9일 발표에서 코로나19 환자가 9172명으로 집계되어 전날보다 1797명 늘었다고 발표했다. 누적 사망자는 전날보다 97명이 늘어난 463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정 파기 이후 콘테 총리와 갈라섰던 극우 정당 동맹의 마테오 살비니 대표는 이번 발표 직후 "모든 것을 즉시 틀어막아야 한다"며 정부를 지지했다. 집권 중도 연정에서 좌파 계열을 이끄는 마테오 렌치 전 총리 또한 국민들이 정부의 정책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NYT는 봉쇄 조치 확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중교통이 운행되고 있으며 북부 경제 중심지인 밀라노 인근의 검문 수준이 오히려 낮아졌다며 봉쇄 강도가 확실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밀라노 대학 감염병 전문의인 마시모 갈리 교수는 "이탈리아의 조치는 중국이 우한에 실시했던 봉쇄만큼 극적이지 않다"며 정부의 대처가 "충분하지 않다"고 경고했다. 8일 북부 봉쇄 직후 전국 4곳의 교도소에서 일어났던 폭동은 9일 봉쇄 확대와 더불어 27곳으로 번졌고 최소 7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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