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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5선발 10승" 허구연의 진단 [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성일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10 18:14

수정 2020.03.10 18:14

"김광현 5선발 10승" 허구연의 진단 [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세인트루이스 김광현 /사진=뉴시스
세인트루이스 김광현 /사진=뉴시스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대한 구단 내 평가가 너무 좋다. 마이크 거쉬 단장은 칭찬 일색이었다. 김광현에게 개인 목표를 물었을 때 팀의 우승을 말했다. 선발 진입 여부에 대해선 보직에 상관하지 않겠다는 대답이 나왔다. 그를 데려온 구단에서 예뻐하지 않을 수 없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지난 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에서 돌아 왔다.
밤낮이 뒤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김광현 얘기가 나오자 목소리 톤이 살짝 올라갔다. 플로리다 캠프 현장을 가까이서 지켜 본 소감은 '맑음'이다. 그러나 메이저리그는 냉엄한 정글이다. 우선 선발 경쟁에서 살아남기부터 해야 한다.

"최근 페이스로 보면 5선발 진입은 무난해 보인다. 마이콜라스가 부상이어서 선발 한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문제 없다. 현재까진 잘 하고 있다."

김광현은 10일 플로리다에서 열린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3회를 던졌지만 시범경기 규정상 승리투수가 됐다. 마운드를 내려오기 전 세인트루이스 타선이 한 점을 빼내 1-0으로 앞서 있었다. 안타 2개와 4개의 탈삼진을 교환. 이로써 김광현은 4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다. 모두 8이닝을 던져 11개의 삼진을 빼앗는 위력적인 투구를 과시했다. 특히 2루타 이상 장타를 하나도 허용하지 않았다.

"김광현은 한국에서 13년간 선발로 뛰었다. 타자를 상대하는 요령을 안다. 쉬어갈 때와 싸워야할 때를 본능적으로 느낀다. 오늘 새벽 미네소타를 상대로 싸움닭 기질을 잘 보여줬다. 특히 3회 말 1사 1,2루서 강타자들을 상대로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과시했다."

핀치에서 상대한 타자는 미네소타의 터줏대감 맥스 캐플러. 2015년 메이저리그 데뷔 이래 줄곧 미네소타 한 팀에서 뛰었다. 2016년부터 4년 연속 두 자리 수 홈런을 기록한 강타자. 지난해엔 36개의 아치를 그려내 생애 베스트를 달성했다.

김광현은 캐플러를 상대로 거침없이 스트라이크 두 개를 꽂아 넣었다. 그의 장타력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 대담한 피칭. 김광현은 서두르지 않았다. 차분히 공 하나를 빼 볼카운트 1-2. 김광현은 4구째 '전가의 보도' 슬라이더를 선택했다. 중견수 플라이.

다음은 애틀랜타에서 이적해 온 조쉬 도날드슨. 캐플러가 좌타자로 그나마 수월했지만 도날드슨은 우타자다. 지난해 홈런 37개 94타점을 올린 강타자. 토론토 시절인 2015년 아메리칸리그 MVP에 선정된 바 있다. 올스타전에도 세 차례나 나갔다. 김광현은 초구를 과감하게 스트라이크존에 던졌고 3루 땅볼로 도날드슨을 솎아냈다. 마이크 실트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경기 후 "강력한 5선발 후보감으로 손색없는 투구 내용이었다. 위기 상황에서도 잘 돌파할 수 있는 구질과 담력을 지녔다"고 칭찬했다. 허구연 해설위원의 평가가 이어진다.

"4경기 연속 무실점은 확실히 생각보다 좋은 결과다. 1~2점 내줬어도 상관없는데 무실점이니 선발 경쟁에서 유리해졌다고 본다. 메이저리그라는 새로운 무대에서 연착륙에 성공했다. 준비가 잘 된 느낌을 받았다. 오버하지 않고 한국에서 하던대로 하겠다는 마음의 정리가 성공을 이끌어내고 있다."

세인트루이스 지역 언론들은 이 경기를 보도하면서 대부분 김광현의 사진을 썼고, 제목에도 반영했다. 세인트루이스 포스트 디스패치는 '김광현, 선발경쟁 승자'라는 제목을 달아 눈길을 끌었다.


"현재 분위기로는 선발로 살아남을 것으로 보인다. 5선발에 기용돼 10승은 하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 허구연 해설위원의 진단이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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