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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 점유율, 中 이어 대만에도 추월 당했다

김규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12 17:34

수정 2020.03.12 17:34

업계 "차세대 패널로 체제 전환
중·대만 점유율 확대 걱정안해도"
디스플레이 점유율, 中 이어 대만에도 추월 당했다
삼성·LG 등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TV용 패널 시장 점유율이 2017년 중국에 밀린 데 이어 지난해에는 대만에도 추월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발 액정표시장치(LCD) 공급과잉 사태로 국내 업계가 LCD 생산을 크게 줄이면서 생산량이 급격히 떨어진 게 원인이다. 다만 삼성·LG는 퀀텀닷(QD)디스플레이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차세대 패널로 체제를 빠르게 전환하면서 미래 디스플레이 시장의 변화에 대비중이다.

12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삼성·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4분기 OLED·LCD TV용 디스플레이 패널을 각각 656만대(9%), 1044만대(14.3%) 생산해 글로벌 시장에서 총 23.3% 점유율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만 하더라도 두 회사가 점유율 31.6%였던 점과 비교하면 1년새 8%포인트 이상 시장 점유율이 떨어진 것이다.

반면 이노룩스와 AUO, 샤프 등 대만 업체의 시장 점유율은 상승해 지난해 4·4분기를 기준으로 한국 업체의 생산 수준을 넘어섰다.


특히 이노룩스는 해당 분기 1172만대(16%)를 생산해 LG디스플레이를 제치고 세계 2위 디스플레이 생산 업체로 부상했다. 이어 AUO 7%, 샤프 3.3% 등 대만은 총 26% 점유율로 중국에 이어 2위였다.

중국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처음 50%를 돌파했다. 세계 1위 디스플레이 생산 업체인 BOE와 차이나스타, HKC, CEC판다, CHOT 등 중국 업체마다 LCD 생산량을 경쟁적으로 늘리면서 총 생산량이 3622만대로 한국과 대만 업체들의 생산량을 합친 것보다 많았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 디스플레이 시장 선점을 위해 천문학적인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중국 업체들의 생산량이 급격히 불어났다"고 풀이했다.

국내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대만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 확대 추세에 대해 "당장 우려할 일은 아니다"라고 입을 모았다. 오히려 삼성과 LG의 차세대 디스플레이로의 체제 전환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봐야한다는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오는 2025년까지 QD디스플레이에 13조원을 투자키로 결정하면서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당장 내년 상반기부터 초기 제품인 대형 QD-OLED 양산에 돌입할 방침이다. 연 500만대 이상의 LCD TV용 패널(55형 기준)을 생산해왔던 충남 탕정 L8-1 시설을 철거하고 QD 라인으로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국내 파주 8세대 LCD 공장에서 TV용 패널 생산을 중단한 데 이어 올해는 한국에서 LCD TV 패널을 생산을 전면 중단한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모니터, 노트북, 태블릿 등 다른 고부가가치로 용도의 LCD 패널을 생산할 예정"이라고 했다.

특히 2·4분기부터는 LG의 차세대 전략 제품인 대형 OLED 패널 생산량을 대폭 늘릴 것으로 보인다.
내달 양산 예정인 중국 광저우 OLED 공장 가동이 임박해서다. 월 6만장 생산 규모의 광저우 공장이 정상 가동될 경우 LG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패널 총 생산량은 월 13만장(1장당 약 패널 4대 제작) 규모로 연간 600만대 이상의 패널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선 이 같은 국내 업체들의 차세대 기술력을 추격하기 위해선 중국 업체들이 최소 5년 이상 집중 투자에 나서야할 것으로 보고 있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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