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월세부담 ‘착한 프랜차이즈’ 1곳뿐…대부분 로열티·비용 감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12 18:07

수정 2020.03.12 22:25

70개 업체 가맹점 지원안 발표
‘명륜진사갈비’ 임대료 전액 유일
편의점들조차 한 곳도 없는 실정
"로열티·물류비 실질적 도움 안돼"
진정성 없는 본사 태도에 분개도
코로나19 확산으로 피해가 큰 가운데 지난 7일 서울역 식당가에 손님이 없는 모습. fnDB
코로나19 확산으로 피해가 큰 가운데 지난 7일 서울역 식당가에 손님이 없는 모습. fnDB

정부가 극찬한 명륜진사갈비의 가맹점주들에 대한 월세 지원 사례가 타 기업으로 확산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대부분의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가맹점의 임대료 부담보다는 로열티 및 배송비 감면 등을 더 선호하고 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지난 4일 가맹점의 임대료 지원을 결정한 명륜당 강형준 대표를 직접 만나 타업체로 확산을 독려한 바 있다.

12일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에 따르면 협회 소속 56개 본사가 가맹점 지원안을 발표했다. 협회에 가입되지 않은 업체까지 따지면 지원안을 밝힌 곳이 70곳이 넘는다.



지원안은 다양하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전 가맹점에게 임대료 전액을 지원한 명륜진사갈비다. 23억원을 들여 한 달 월세 전액을 지원했고 휴업한 업체에게 지원금도 별도 책정했다. 명륜진사갈비를 운영하는 명륜당이 가맹점 지원에 들인 돈은 30억원에 달한다.

지원안을 밝힌 70여개 업체 가운데 월세 전액 지원은 명륜당이 유일하다. 이밖에 역전할머니맥주와 투썸플레이스가 전 가맹점에 현금 각 200만원과 100만원씩을 지원해 눈길을 끈다.

나머지 대부분은 로열티나 물류비 감면혜택을 준다. 채선당·청담동말자싸롱·킹콩부대찌개·김가네·얌샘김밥·경성주막1929·꼬지사께 등이 대표적이다. 원두와 빵 등 필수 물품을 무상 지급하거나 손소독제·마스크·스팀살균청소기 같은 위생용품을 지원하는 업체도 여럿이다.

이는 로열티와 물류비 감면이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이다. 로열티는 월 30만원을 넘는 경우가 매우 드물고 이마저도 매출에 연동된 경우가 많아 감면해줘도 본사 부담이 크지 않다.

최근 지원안을 밝힌 한 프랜차이즈 업체 대표는 "지금 같은 상황에서 로열티나 물류비가 가맹점주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고 보기는 사실 어렵다"면서도 "본사가 우리를 나몰라라 하지 않는다는 위안을 주고, 우리도 손해가 크니까 그 이상은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털어놨다.

프랜차이즈산업협회 관계자는 "피해를 조사하는 것도 의미가 없을 만큼 전국 매출이 다 떨어졌고 그래서 지원안이 나오고 있다"며 "다들 엄청 힘든데 피를 뽑아서 (지원을) 주는 상황이어서 (협회가) 독려까지 할 수는 없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일부 업체는 다른 업체 지원규모를 살피며 눈치만 보다 눈총을 받기도 한다. 여러 브랜드를 가진 한 프랜차이즈 업체는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 브랜드에 대한 지원책만 발표하고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다 다른 브랜드 점주들로부터 항의를 받기도 했다.

진정성이 없는 일부 본사의 태도에 점주들은 분개하기도 한다. 한 프랜차이즈 점주는 "본사에서 소독제랑 마스크만 보내주고 홍보를 하는데 그동안 돈 꼬박꼬박 받으면서 위기대응 잘 한다고 홍보한 게 고작 이건가 싶다"고 답답해했다.


대기업이 운영하는 편의점들조차 가맹점들의 월세 지원을 하는 곳은 없는 실정이다. 국내 1위 편의점인 GS25는 점포운영지원, 금융지원, 영업활성화 지원, 피해지원을 골자로 월 20억원을 지원한다.
또 GS25는 전국 경영주를 대상으로 신선식품 폐기지원금 추가 30% 확대, 정산금 50% 최대 12일 조기지급, 상생대출 금리 0.7% 우대, 점포 영업활성화 위한 생활필수품·신선식품 프로모션을 펼친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