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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팩트체크] 보따리상이 마스크 수천만장 반출? 사실은

중국인 입출국자 2월 급감... 보따리상도 줄어
수출신고 통해 반출가능 "실익없어"
지난달 13일 인천 중구 영종도 인천공항수출입통관청사에서 세관 직원들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밀수출 마스크 압수품을 공개하고 있다. 관세청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마스크 불법 해외반출을 막기 위해 집중단속한 결과 72건, 73만장의 불법 해외반출을 차단했다. 사진=박범준 기자
지난달 13일 인천 중구 영종도 인천공항수출입통관청사에서 세관 직원들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밀수출 마스크 압수품을 공개하고 있다. 관세청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마스크 불법 해외반출을 막기 위해 집중단속한 결과 72건, 73만장의 불법 해외반출을 차단했다. 사진=박범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중국으로 나간 마스크 정식 통관물량이 생산량 30% 수준으로 파악된 가운데, 통계에 잡히지 않는 물량이 얼마나 되는지 관심을 모은다.

중국 보따리상이 신고하지 않고 들고 나가거나, 한국 내 중국인이 우체국 국제특송(EMS)으로 보낸 마스크가 통계에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본지 2월 1일. ‘[fn팩트체크] 70% 넘는 마스크 중국으로 갔다고? 사실 확인하니 '30%'' 참조>

언론과 유튜브 등에선 이를 근거로 마스크 사태 초기에 중국으로 나간 마스크가 국내 생산량 대부분이라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확대 재생산해 가짜뉴스의 진원이 되고 있다.

16일 관세당국과 면세업계 등에 따르면 중국으로 나가는 한국산 물품이 관세청 통계에 잡히지 않는 경우가 존재한다.

경로는 크게 세 가지다. △수출신고 없이 중국 보따리상이 가지고 나가는 경우 △한국 내 우체국에서 국제특송으로 보내는 경우 △항만에서 배를 통해 밀반출하는 경우다.

이번 'fn팩트체크'에선 위 세 가지 경로 가운데 첫 번째인 중국 보따리상에 의해 나간 마스크가 통계상 유의미한 수치인지를 따져본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 보따리상은 지난 1월부터 명동 등 서울 도심 약국과 편의점을 돌며 마스크를 사모아 중국으로 반출했다. 이에 약국과 편의점에선 중국인들이 마스크를 다 사간다며 물량부족을 호소했다. 거리에는 중국인들이 마스크를 수십에서 수백장씩 들고다니는 모습도 발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중국인 보따리상을 통해 나간 마스크 규모가 정식 통관을 거친 양에 비해 훨씬 적으리란 건 추정이 가능하다.

이유는 두 가지다. 긴급조치가 나온 지난달 26일 이전엔 일반승객도 수출신고를 통해 1000장 이상까지 관세 없이 반출이 가능해 밀반출할 이유가 없었다. 일부 밀반출 시도도 있었으나 지난달 중순 이후 보따리상의 물량 확보가 어려워지며 관세청 단속 적발량 역시 급감했다.

무엇보다 '마스크 대란'이 본격화한 2월부터는 중국인 보따리상 역시 마스크를 구입할 경로가 차단됐다.

특히 긴급조치 이후 수출 간이신고를 위해 박스 채로 공항에 줄을 늘어선 중국인 행렬은 주목할 만하다. 유통업계에선 기존에 충분한 물량을 구하지 못하던 중국인 보따리상에게 유통업자들이 물건을 공급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반인은 구할 수도 없는 마스크를 중국인들이 갑자기 박스채로 들고오는 건 (경로가) 뻔하다”며 “수출길도 막히고 매점매석도 단속하니까 빼돌리려면 보따리상하고 연계하는 방법밖에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인 출국자 수
(명)
날짜 출국자 수
2월 1일 5992
6일 3141
11일 2005
16일 2934
21일 2620
26일 3697
(법무부)

그렇다면 보따리상은 어느 정도 규모일까.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5일 이후 한국을 나간 중국인은 일평균 3000명 내외다. 1월 초까지만 해도 1만명을 훌쩍 넘겼던 중국인 출국자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이 가운데 보따리상이 얼마인지는 업계에서도 정확한 추측이 불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양지활동을 안 하고 조직적으로 움직이다보니 그 수가 매일 바뀐다”며 “정확한 규모를 유추하기는 힘들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중국인 보따리상이 월별 수천만장의 마스크를 반출했다는 일부의 주장은 근거가 희박하다. 출국하는 중국인을 모두 보따리상으로 보기도 어려울 뿐더러, 이들이 그만한 물량을 구할 수 있는 경로 역시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출된 수량이나 경로에 대한 정보 없이 '중국 마스크 반출'만을 강조하는 정보들이 부적절한 이유다.

pen@fnnews.com 김성호 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