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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비극' 잊었나?…'집단감염 위험' 자초하는 교회들

목사 부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던 경기 성남시 양지동 ‘은혜의 강’ 교회에서 신도와 가족 등을 포함해 40명이 무더기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 News1 민경석 기자
목사 부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던 경기 성남시 양지동 ‘은혜의 강’ 교회에서 신도와 가족 등을 포함해 40명이 무더기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 구로 콜센터 '코로나 19'집단감염으로 102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12일 오후 콜센터 확진자 직원 A씨(44·여)이 다닌 경기 부천 소사본동 생명수 교회의 모습. 2020.3.12/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서울 구로 콜센터 '코로나 19'집단감염으로 102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12일 오후 콜센터 확진자 직원 A씨(44·여)이 다닌 경기 부천 소사본동 생명수 교회의 모습. 2020.3.12/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추세가 안정권에 접어들었지만 곳곳에서 집단감염이 터지고 있다. 이가운데 교회에서의 집단감염 사례가 잇따르면서 언제든 지2, 제3의 신천지가 나올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16일 기준 수도권에서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콜센터를 제외하고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온 곳은 교회다. 경기도 성남시에 따르면 이날에만 은혜의 강 교회에서 40명이 무더기 확진자가 나왔다. 지난 15일 목사 부부가 확진 판정을 받은 뒤 확진자수는 계속해서 증가, 46명으로 늘었다.

확진자 중 상당수는 지난 8일 이 교회에서 열린 현장예배에 참석했다. 당시 정부와 경기도는 집단감염을 우려해 종교 집회 자체 요청을 했지만 이 교회는 현장예배를 강행했다. 이날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7000여명을 넘어서며 전국적으로 기세를 떨칠 때다.

이 결과 은혜의 강 교회 목사 부부와 신도 등 6명은 지난 9~15일 사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어 신도 135명 전원을 대상으로 검체채취 검사를 실시한 결과 추가 확진자 40명이 나왔다. 이들 중 34명은 성남시에, 6명은 서울 송파구에, 나머지는 서울 노원구와 경기도 부천, 인천시 계양구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나 각 지역별 3차 감염에 '빨간불'이 켜졌다.

교회 내 집단 감염 사례는 경기 부천에도 있다. 경기 부천시에 따르면 부천 생명수교회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는 15명이다. 확진자들은 지난 8일 오전 경기 부천시 19번째 확진자이자 구로구 콜센터 상담직원 B씨와 함께 예배를 본 신도와 목사 등이다.

이 교회도 역시나 8일 현장예배를 진행했다. B씨와 함께 예배를 본 사람은 58명, 타지역 거주자 5명을 제외한 검사 결과 38명이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가운데 확진자 중 한명이 부천의 한 요양병원에 근무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3차 감염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이 요양병원에서 확진자가 밀접 접촉한 인원은 164명으로 이중 환자는 142명에 달한다. 요양병원의 특성상 면역력에 취약한 노인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지자체는 혹시 모를 집단감염 가능성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부 교회들의 현장예배 강행이 알려지면서 신천지예수교(신천지)로부터 시작된 '집단감염 비극'을 잊은 것 아니냐는 비난이 나온다. 코로나19 전국 확산에는 사실상 신천지가 전초 역할을 했다.

국내 31번째 코로나19 확진자이자 신천지 교인인 C씨가 지난달 9일과 16일 대구신천지교회에서 예배를 보면서 코로나19는 전국으로 퍼졌다. 결과는 참혹했다. 첫 확진자가 나온 지 37일 만에 100명을 넘어선 누적 확진자는 빠르게 늘어 지난 14일 8000여명에 달했다.

특히 신천지 예배가 열렸던 대구 등 경북지역의 타격은 컸다 .전체 확진자의 80% 이상이 이곳에서 발생했다. 신천지 관련자는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지난 한달 여 시간 동안 정부와 지자체, 시민들의 합심에 코로나19 큰불은 잡혀가는 모습이다.

그러나 여전히 잔불이 남은 상황에서 일부 교회의 행동은 코로나19 불씨를 키울 뿐이라는 지적이다. 현장 예배를 진행하는 일부 교회는 종교적인 이유로 교회 현장에서 진행하는 공예배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많은 확진자를 낳은 대구신천지교회만 보더라도 교회 내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불가능하다. 신천지와 일반 교회의 예배방식이 다르긴 하지만 일반 교회의 경우에도 실내에서 다수가 모있다는 점에서 감염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또 긴 시간 동안 교인들이 긴 의자에 앉아 기도문을 외거나 찬송가를 부르는 등 예배를 볼 경우 비말감염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도 지난 11일 비말(침방울) 감염 위험도가 높은 다중시설 이용에 대한 고강도 방역을 강조하며 "종교행사도 찬송가를 부른다든지, 기도를 하는 부분이 1시간 이상 밀폐된 공간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위험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때 수련회를 떠났다가 연쇄감염의 시발점이 된 교회도 있다. 서울 동대문구 동안교회에서 세븐PC방으로 이어지는 연쇄감염 규모는 이날 기준 18명이다. 서울에서는 구로구 콜센터 다음으로 많다.

이 집단감염은 동안교회 전도사와 교회 수련회에 참석했던 교인 5명이 감염되면서 시작됐다. 동안교회 확진자가 PC방을 방문하고 PC방에서 추가 확진자가 나오면서 확진자수는 계속 늘고 있다.

이 교회가 수련회를 떠난 시점은 지난달 20~22일. 당시 대구 경북에서만 하루 수십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오는 등 신천지대구교회로부터 시작된 코로나19가 대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었을 때다.

수련회에는 동대문구 2번째 확진자인 전도사 등 총 6명의 확진자가 참석했다. 확진자 중 1명은 세븐PC방을 여러차례 다녀간 것으로 조사됐는데, 같은 PC방을 이용한 사람과 그 가족에서 확진자가 다수 나오면서 동안교회 수련회가 연쇄감염 고리로 떠올랐다.


수련회의 경우, 참석하는 인원 자체가 많고 식사와 각종 프로그램 등을 단체로 한다는 점에서 감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교회를 향한 비난이 이어지자 동안교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동대문구 지역주민과 교회 성도,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방역당국에 적극 협조하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박양우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12일 한국교회총연합,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등을 방문해 "코로나19 때문에 주일예배를 함께하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교계의 어려움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이번 사태가 종식될 때까지 영상예배로의 전환, 밀집 행사 중단·자제 및 연기, 사회적 거리두기 등에 동참을 요청드린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