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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에 이어 中도 '전투태세' 돌입 "이전보다 강한 정책 내놓을 것"(종합)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16 15:55

수정 2020.03.20 14:31

- 미국 기준금리 인하는 경기하강의 대표적 신호
- 세계적 경기하강 미국 다음 중국 타격
- 중국 경제 전문가 "이전보다 강력한 대책 내놓을 가능성 높다"
美에 이어 中도 '전투태세' 돌입 "이전보다 강한 정책 내놓을 것"(종합)

【베이징=정지우 특파원】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전격 인하하면서 중국도 추가로 금리를 낮출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 금리인하가 경기하강의 대표적 신호이고 코로나19의 경제 충격이 중국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는 점, 통상 경기하강 국면이 미국에 이어 중국 등 순으로 진행되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도 보다 강력한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은 이미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대출 금리와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내리고 지급준비율을 선별적으로 인하하는 등 전투태세에 돌입했다.

16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3월 LPR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에 대한 결론을 오는 20일 발표한다.

중국은 지난해 8월부터 18개 은행이 보고한 최우량 고객 대출금리의 평균치인 LPR 매달 20일 오전에 고시하는데, 모든 금융기관은 이 같은 LPR을 대출 업무 기준으로 삼아야 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기준금리 역할을 하고 있다.

당초 중국은 미중 무역분쟁 여파에 코로나19까지 겹치자, 2월 LPR을 4.15%에서 4.05%로 0.10% 내리면서 1차적인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일로에 접어들면서 글로벌 경기하강 우려는 확대됐다. 미국을 시작으로 각국은 금리인하를 단행했거나 준비 중이다. 미국달러와 연동하는 달러 페그제(고정환율제) 시행국가인 홍콩은 미 연준에 맞춰 이날 기준금리를 1.5%에서 0.86%로 0.64%포인트 내렸다. 따라서 인민은행은 3월 LPR도 낮출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중국 현지 경제 소식통은 “미국 경기가 가라앉으면 세계 경제도 가라앉게 될 것”이라며 “(미국처럼)중국도 (이전)보다 강력한 재정·금융정책을 내놓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중국의 또 다른 경기부양 조치인 MLF 대출 금리도 LPR 발표 전에 추가 인하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MLF 대출 금리가 낮아지면 금융 기관들이 더 적은 금융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하게 된다는 점에서 인민은행은 MLF 금리를 움직여 LPR 금리를 간접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인민은행은 지난달에도 LPR 발표 이전에 MLF 대출금리는 기존 3.25%에서 3.15%에 0.10%포인트 내리며 코로나19에 대응했다.

중국 다른 소식통은 “그 동안 중국이 내놓은 MLF 대출 금리나 LPR금리 수준을 뛰어넘는 강력한 대책을 꺼내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중국은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한 대책도 강화하고 있다. 인민은행은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 등 취약 경제 주체들을 지원하는 은행들의 지급준비율을 이날부터 0.5~1.0%포인트씩 내려 5500억위안(약95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추가로 공급키로 했다. 인민은행은 춘제(설)를 앞둔 지난 1월에도 모은 은행에 적용되는 전면적 지준윤 인하를 단행했다. 이를 통해 8000억위안(약 140조원)의 자금을 공급했다.

지준율은 은행의 파산을 고려해 고객 예금 중 의무적으로 중앙은행에 적립하는 비율을 말한다. 은행이 지급 불능상태를 막는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이 비율을 낮추면 은행 부담은 줄어들면서 시중유동성은 확대된다. 경기위축을 막기 위한 대표적인 정책이 시중에 돈을 푸는 것이다.

이처럼 재정·금융정책이 확대되는 것은 중국의 실물경제 지표가 설명한다. 중국 1~2월 산업생산은 13.5%, 소매판매는 20.5%, 고정자산투자는 24.5% 등으로 ‘트리플’ 추락했다. 이로써 중국의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성장할 우려가 커졌다.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에 대해 싱가포르 동아시아연구소는 -6.3%, 일본종합연구소는 -1%를 각각 기록할 것으로 봤다.
노무라연구소는 후폭풍이 2분까지 지속될 것으로 관측했다.

여기다 인민은행이 4년여 만에 기준금리까지 내릴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인민은행은 지난달 분기 통화정책 보고서에서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안정을 위해 통화정책의 유연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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