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아직 방학?" 첫 온라인 강의에 대학가 썰렁…곳곳서 혼선

뉴시스

입력 2020.03.16 15:55

수정 2020.03.16 15:55

비대면 강의로 캠퍼스 한산, 교수들도 촬영·영상 업로드 낯설어 학생들 "오프라인 강의보다 수업 질 하락" 등록금 반환 주장도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전남대학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 개강일인 16일부터 2주 동안 재택 수업을 진행키로 했다. 이날 광주 북구 용봉동 전남대 광주캠퍼스 자연과학대 한 강의실이 텅 비어 있다. 2020.03.16. sdhdream@newsis.com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전남대학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 개강일인 16일부터 2주 동안 재택 수업을 진행키로 했다. 이날 광주 북구 용봉동 전남대 광주캠퍼스 자연과학대 한 강의실이 텅 비어 있다. 2020.03.16. sdhdream@newsis.com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새 학기를 맞이한 느낌이 전혀 없어요. 아직도 방학인 거 같아요."

개강을 2주간 미뤘던 대학들이 뒤늦은 새학기를 시작한 16일 전남대학교 광주캠퍼스는 썰렁한 모습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대응의 일환으로 모든 강의를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초유의 '온라인 개강' 탓이다.


평소 개강 첫날 학생들로 붐비는 모습과 달리 교내에서는 인적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1학생회관 서점에서 마스크를 쓴 채 교재를 살피는 학생 서너 명만 보였다.

총학생회실과 모든 동아리방 등 다중이 모이는 대부분의 공간이 공사 중이거나 폐쇄돼 있었다.

각 단과대 강의실·학생회실·휴게실·정독실과 도서관 별관도 텅 비어 있거나 출입 자체가 금지됐다.

대학본부, 예비군 연대 사무실, 일부 연구소를 제외하고는 모두 한산한 모습이었다.

중앙도서관 열람실에서는 이른바 '사회적 거리두기'가 눈에 띄었다. 모든 층에서 학생들이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떨어져 앉아 책을 봤다.

이용객 감소로 2학생회관 교직원·학생 식당은 통합 운영 중이었고, 학내를 오가는 버스 또한 승객이 드물었다.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일부 학생과 중국인 유학생 136명이 2주간 격리 생활을 했던 기숙사에서만 교직원들이 청소를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전남대학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 개강일인 16일부터 2주 동안 재택 수업을 진행키로 했다. 이날 광주 북구 용봉동 전남대 광주캠퍼스 생활관 C동에서 교직원이 빨래 건조대를 치우고 있다. 생활관 C동은 중국인 유학생 등이 격리 생활을 했던 장소로, 2주간 소독과 청소 작업이 이뤄진다. 2020.03.16. sdhdream@newsis.com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전남대학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 개강일인 16일부터 2주 동안 재택 수업을 진행키로 했다. 이날 광주 북구 용봉동 전남대 광주캠퍼스 생활관 C동에서 교직원이 빨래 건조대를 치우고 있다. 생활관 C동은 중국인 유학생 등이 격리 생활을 했던 장소로, 2주간 소독과 청소 작업이 이뤄진다. 2020.03.16. sdhdream@newsis.com

격리 공간이었던 기숙사 특정 동은 이달 말까지 입주를 일부 제한하고, 방역이 이뤄진다.

대면 수업 전면 금지로 온라인 강의만 진행되면서 혼선도 불가피한 모양새다.

실시간 원격 화상 강의 장비를 갖춘 곳이 자연과학대·사범대·기초교육원에 불과한데다 온라인 강의가 낯설어 교수들도 진땀을 흘리고 있다.

교재와 수업 관련 '자료 사진'이나 '글꼴'을 허가 없이 사용, 동영상을 업로드하면 저작권법 위반에 따른 송사로 이어질 수 있는 점도 고충이다.

학생들도 '온라인 강의마다 형식(접속 시간, 업로드 및 출석 확인 방식 등)이 다르고 오프라인 강의보다 질적 수준이 떨어진다'며 불편함을 호소했다.

과제 대체용 수업의 경우 보고서만 제출하는 방식이라 등록금 일부 환불 혹은 그에 준하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철학과 4학년 정모(26)씨는 "보고서만 제출할 거면, 등록금 내고 배우는 게 없는 셈이다. 원격 강의가 장기화될 경우 대학 차원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영학부 2학년 최모(21)씨도 "스마트폰 어플로도 원격 강의를 들을 수 있지만, 교수에게 직접 질문을 할 수도 없어 불편하다. 온라인 강의로 수업의 질이 하락했다"고 전했다.

이어 "동아리 곳곳이 신입생을 모집하지 못해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다. 각종 학과 행사도 전면 중단 또는 금지되면서 선후배 간 친목 도모나 신입생들이 학교 생활에 적응하는 데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물리교육과 3학년 정모(24)씨는 "중앙도서관 별관과 정독실이 폐쇄돼 학업에 차질을 빚는다"고 했다.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전남대학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개강일인 16일부터 2주 동안 재택 수업을 진행키로 했다. 이날 광주 북구 전남대 용봉캠퍼스 자연대3호관 203호 강의실에서 온라인 원격 수업 녹화 시연회가 열리고 있다. 2020.03.16. sdhdream@newsis.com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전남대학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개강일인 16일부터 2주 동안 재택 수업을 진행키로 했다. 이날 광주 북구 전남대 용봉캠퍼스 자연대3호관 203호 강의실에서 온라인 원격 수업 녹화 시연회가 열리고 있다. 2020.03.16. sdhdream@newsis.com
외국인 유학생은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두려움과 마스크 구매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융합식품 바이오 공학 석사과정인 마리 안나 도미니크(31·필리핀)씨는 "실험실에서 대학원생 10여 명이 모여 실습을 하는데, 혹시 모를 감염이 우려된다.
의료보험 문제로 공공 마스크 구입 5부제 혜택을 받지 못하면서 한국인 친구에게 구매를 대신해달라고 요청한다"고 밝혔다.

한편 광주지역 대학들은 최소 이달 말까지 온라인 강의를 진행할 방침이다.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대면 강의 중단이 장기화될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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