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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르 김종인' 대신 '황교안 깃발'…통합당 총선 전략 흔들

김형오 사퇴 이어 김종인 영입 무산으로 잇단 악재 황교안 총괄체제로 '봉합'…실질적 역할은 불투명 황 대표, 당 장악력 불안…홍준표 "쫄보정치" 비아냥 이완구, 유승민 등 영입 불발…컨트롤타워 부재 노출 조국 사태, 코로나 등 정권 악재 반사이익도 못 누려
【서울=뉴시스】박미소 수습기자 =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의 빈소에서 조문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2019.03.05. misocamera@newsis.com
【서울=뉴시스】박미소 수습기자 =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의 빈소에서 조문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2019.03.05. misocamera@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미래통합당이 4·15 총선에서 비장의 카드로 준비하던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영입이 최종 무산되면서 한 달 남은 총선 전략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황교안 당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은 오늘부터 선거대책위원회 체제로 운영될 것"이라며 "제가 직접 선대위의 총괄 선대위원장으로서 깃발을 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에 구성되는 선대위는 '경제 살리기'와 '나라 살리기' 선대위가 된다"며 "혼신의 힘을 다해서 앞장서 뛰겠다"고 했다.

고육지책으로 황 대표가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박형준 전 혁신통합추진위원회 위원장과 신세돈 숙명여대 명예교수를 공동선대위원장에 임명했지만 전략적 차원의 관점보다는 급한 불을 끄기 위한 임시방편의 성격이 더 짙다. 여당의 이낙연·이해찬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 체제에 비해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황 대표는 김 전 대표를 선대위 수장으로 영입하기 위해 당내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노력했지만, 태영호 전 주영 북한 공사의 강남갑 공천을 두고 "국가적 망신"이라고 비판한 김 전 대표의 발언이 논란이 일고 심재철 원내대표가 공개 사과를 요구하는 등 당 안팎의 반발이 거셌다.

당 일각에선 김 전 대표가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의 승리를 이끌어 결과적으로 현 정권 창출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지금 시점에 김 전 대표를 영입하려는 당 지도부를 향해 "참 없어 보이는 못난 짓(김영우 의원)"이라는 볼멘소리가 흘러 나왔다.

이런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한 황 대표는 지난 주말 김 전 대표에게 당내 사정을 들어 상임선대위원장직 대신 여러 명의 공동선대위원장 중 한명으로 '격'을 낮춰 수정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 20대 총선 당시 더불어민주당에서 전권을 휘둘러 '차르(옛 러시아 황제)'로 불렸던 김 전 대표로서는 황 대표의 '힘 빠진' 제안에 실망해 결국 통합당행은 불발됐다.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미래통합당 최고위원회의를 끝내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0.03.16. photothink@newsis.com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미래통합당 최고위원회의를 끝내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0.03.16. photothink@newsis.com
김 전 대표는 16일 낸 입장문에서 "이번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의 선대위원장으로 활동할 의사가 없음을 밝힌다"며 "통합당의 당내 사정이 도와줄 여건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통합당 내부 사정이 복잡해지면서 황교안 대표가 여러 명의 선대위원장이 나서는 공동선대위 체제를 다시 이야기했고 저는 '그렇다면 굳이 나를 영입하려는 이유가 뭔지를 알 수가 없다. 여러분들이 합심해 잘하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대표는 박정희 정부 시절인 1977년 보건사회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의료보험제도를 도입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고, 1987년 민정당 국회의원 시절 헌법 개정에 참여해 경제 민주화 조항 입안을 주도한 바 있다.

이른바 '김종인 카드'는 경제전문가로서 문재인 정부의 경제 실정을 집중적으로 부각해 정권심판론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 그의 정치적 가치는 통합당의 중도층 외연 확장에도 플러스 효과를 낼 것 이라는 관측이 상당했다.

2012년 새누리당 시절 총선·대선 승리를 이끌었고, 2016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원내 제1당에 오를 수 있는 기틀을 다져준 만큼 정치권에선 "선거를 많이 치러 여전히 감각이 뛰어나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통합당이 범중도·보수 통합을 기치로 내걸고 출범했지만 보수 진영 안에서도 완전한 통합을 이루지 못한 데다, 통합세력의 주요 인사 면면을 보면 중원 확장을 노리기에는 여전히 미흡한 만큼 '김종인 카드'의 무산은 총선을 한 달 남겨둔 통합당에 악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16일 서울 종로구 교남동에서 출근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황교안 캠프 제공) 2020.03.1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16일 서울 종로구 교남동에서 출근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황교안 캠프 제공) 2020.03.16. photo@newsis.com
황 대표가 총괄 선대위원장으로서 깃발을 들겠다고 공언했으나 선거가 다가올수록 극심해지는 당내 분란을 잠재우고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가에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원내에서는 공천 배제된 일부 의원들이 조직적으로 '집단행동'에 돌입할 태세고, 원외에서도 공천 결과에 불복한 당협위원장들이 집단으로 당을 탈당해 무소속 출마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황 대표가 "일부 책임 있는 분들이 당의 결정에 불복하면서 자유민주 대열에서 이탈하고 있다. 총선 승리라는 국민 명령에 대한 불복"이라고 직설적으로 비판하며 내부 결속에 나선 것도 이런 당내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이다.

선거 정국에서 황 대표의 당 장악력에 얼마나 힘을 받을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당장 황 대표의 출마지인 서울 종로에서도 이낙연 후보에게 계속 열세를 보여 황 대표가 당 선거를 고심하는 것보다 오히려 본인 선거를 챙기는데 더 집중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당 안팎에서 나온다. 총선 결과에 따라 당은 물론 황 대표의 정치적 생명도 큰 타격을 입게 될 수 있다.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양산→대구로 출마지를 옮겼던 홍준표 전 대표를 겨냥해 황 대표가 "지역을 수시로 옮기면서 억지로 명분을 찾는 모습은 우리 당의 위상을 떨어뜨리고, 정치 불신만 더 키울 뿐이다. 넓은 정치를 부탁드린다"고 일침을 가하자, 홍 전 대표는 "참 가관이다. 협량 정치, 쫄보 정치를 하면서 총선 승리보다는 당내 경쟁자 쳐내기에만 급급했던 그대가 과연 이런 말을 할 수가 있나"라고 맞받았다.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전 자유한국당 서울·수도권 당협위원장들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미래통합당의 불공정 공천에 희생되었다며 무소속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3.16.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전 자유한국당 서울·수도권 당협위원장들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미래통합당의 불공정 공천에 희생되었다며 무소속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3.16. kmx1105@newsis.com
권성동 의원도 당 최고위원회에서 공천 재심의 없이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결정한 컷오프(공천배제)를 수용하자, 자신의 지역구인 강원 강릉에서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권 의원은 "미래통합당은 총선을 불과 한 달여 앞두고 강릉 활동이 전무한 사람을 갑자기 데려와 짧은 면접으로 단 하루 만에 낙하산 공천하였다"며 "강릉 시민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렸다면 절대 할 수 없는 만행"이라고 분개했다.

당 안팎에선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사천 등 공천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전격 사퇴라는 강수를 던졌지만, 공천을 둘러싼 내홍이 가시질 않는데다, 통합당의 선거를 총괄할 컨트롤타워 부재로 자중지란만 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비관론이 대두된다.

'김종인 카드'를 대체할 만한 차선책이 마땅치 않아 치밀한 선거전략을 짜기 쉽지 않다는 점도 통합당의 숙제다. 공동선대위원장에 임명된 신세돈 교수가 문재인 정부의 경제 실정 등을 비판하는데도 목소리를 내온 건 사실이지만 김 전 대표에 비해 인지도나 중량감은 떨어진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당 지도부는 한때 이완구 전 총리를 선대위원장 후보군으로 올렸으나 본인이 고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내에선 유승민 의원을 삼고초려해서라도 선대위원장으로 임명, 수도권에서 중도층을 공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유 의원이 소극적인 것으로 알려진다.

총선이 점점 다가오고 있는데도 선거총사령탑을 제대로 내놓지 못해 선거 전략의 부재를 드러낼 경우 통합당이 혹독한 대가를 치를 수도 있다. 문재인 정권의 경제 실정과 조국 사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등 야당에 표를 줄 수 있는 호재가 잇따르는데도 반사이익을 누리지 못한 채, 무능한 야당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악순환을 총선 정국에서 끊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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