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LCC, 지원금 받아야 월급 준다

김서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3.16 17:50

수정 2020.03.16 17:50

여객기 90%가 운항 못해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정부 지원금을 받아 월급 주는 상황에 이르렀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LCC인 에어부산이 고용노동부로부터 고용유지 지원금을 받아 기존 무급휴직 인력을 유급휴직으로 돌린다. 고용유지 지원금은 경영난에도 감원 대신 휴직·휴업을 통해 고용을 계속 유지하는 기업체에 정부가 일부 휴직·휴업수당을 지원하는 제도다. 이번 조처로 에어부산의 캐빈 승무원 등 직원 1400명 중 1000명이 유급휴직 대상자로 선정돼 5주간 쉬게 된다. 유급휴직 대상 직원들은 법적으로 기본급의 70%까지 받게 된다. 앞서 에어부산은 무급 15일·무급 30일 등 '월급 없는' 휴직을 실시했다.
회사 측은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게 했다지만 내부에선 상황이 불가피하니 최대한 협조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띄운 것으로 파악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나머지 LCC들 상황도 다를 바 없다. 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에어서울 등도 여객기의 90%가 뜨지 못하자 무급휴직을 예고했다가 유급휴직으로 변경했다. 정부 지원금을 받아 월급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에어서울 임원들은 전원 사표를 내고 이달 월급 전액을 반납하기로 했다. 제주항공에 인수된 이스타항공 사정은 더 열악하다. 고용유지 지원금을 받기도 힘들어 무급휴직을 진행하고 있다. 정부의 고용유지 지원금도 회사가 먼저 월급을 지급한 후에야 받는 형식이기 때문이다. 이미 이스타항공은 지난달 전 직원 임금의 60%를 체불했다. 이후 보름 넘게 지났지만 직원들은 아직도 연말정산 정산금을 포함한 나머지 급여를 받지 못한 상황이다.

앞서 LCC들은 거듭된 영업적자에 현금 흐름이 막히면서 정부에 긴급 자금 수혈을 요청했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최대 3000억원 범위 내에서 대출심사를 거쳐 현금 유동성을 지원하기로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구체적인 지원금 지급 방식에 대해 논의 중"이라면서도 "모회사가 있는 LCC들은 그나마 모회사로부터 신용을 확보해 지불여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될 텐데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대출받기도 힘들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고용노동부는 여행업·관광숙박업·관광운송업·공연업 등 4개 업종의 사업장에 대한 고용유지지원금을 최대 75%에서 90%로 대폭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seo1@fnnews.com 김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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