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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물꼬 튼 금리인하… ‘돈풀어 경기 방어’ 글로벌 공조 대응 [미국 제로금리시대]

美 제로금리·양적완화로 마중물
달러스와프 6개국도 금리 인하
中 인민銀도 LPR 인하 움직임
일본銀, ETF 매입액 2배 확대
美 물꼬 튼 금리인하… ‘돈풀어 경기 방어’ 글로벌 공조 대응 [미국 제로금리시대]
【 서울·베이징·도쿄=박종원 기자 정지우 조은효 특파원】 미국을 비롯한 주요 경제국들이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피해를 줄이기 위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의 '복합적 유동성 공조' 대응책을 내놨다.

각국이 15일(현지시간) 일제히 △금리인하 △양적완화 △달러스와프 등 3종 패키지 대책을 내놓은 것을 두고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가운데 상설 달러스와프 협정을 맺고 있는 미국,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영국, 캐나다, 일본, 스위스 6개국이 달러스와프 금리를 낮추고 만기를 늘리기로 합의하면서 국제 자금시장의 유동성을 높이기 위한 공조체제가 더욱 견고해질 전망이다.

■첫 주자로 나선 美, '제로금리' 꺼내

미국이 글로벌 공조체제에 마중물이 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1~1.25%인 기준금리를 0~0.25%로 낮추겠다며 '제로금리' 시대의 부활을 알렸다. 연준은 2008년 12월부터 7년간 제로금리를 유지하다 2015년부터 9차례에 걸쳐 금리를 올렸다. 동시에 연준은 최소 5000억달러의 국채와 2000억달러의 주택저당증권(MBS)을 포함, 7000억달러(약 850조원) 규모의 자산을 16일부터 400억달러어치씩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중앙은행이 자산매입으로 시장에 돈을 푸는 양적완화(QE)를 6년 만에 부활시킨다는 의미다.

제로금리와 QE는 과거 연준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사용했던 양대 부양책이었다. 이를 다시 시작한다는 것은 그만큼 연준이 코로나19 사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연준은 성명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지역사회를 훼손하고 미국을 포함해 많은 나라에서 경제적 활동에 피해를 줬다"면서 "글로벌 금융여건이 심각하게 영향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인하 발표 후 성명에서 "우리는 여기 미국에서 마이너스 기준금리가 적절한 정책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당장은 금융시장의 유동성 확보에 신경쓰겠다고 말했다. 미국의 선제적 금리인하와 유동성 공급이 다른 국가들의 통화·재정정책에 숨통을 트이게 한 모양새다.

더구나 세계 유일의 상설 달러스와프를 운용하는 6개국은 이날 스와프에 적용하는 금리를 0.25%포인트 낮추고 1주일 단위였던 기존 스와프 계약에 추가로 84일 만기의 장기계약을 운용하기로 했다. 스와프는 상대국에 자국 통화를 맡기고 상대국 통화나 달러를 가져오는 계약으로 국가 간 대출보다 간편하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금리인하 바람, 中·日 넘어 번질까

제로금리를 향한 미국의 발걸음은 금리차를 의식해온 각국 중앙정부에도 숨통을 터줄 전망이다.

중국 인민은행은 오는 20일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 조정 방향에 대한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중국은 지난해 8월부터 18개 은행이 보고한 최우량고객 대출금리의 평균치인 LPR을 매달 20일 오전 고시하는데, 모든 금융기관은 이 같은 LPR을 대출업무 기준으로 삼아야 하기 때문에 실질적 기준금리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은 미·중 무역분쟁 여파에 코로나19까지 겹치자 2월 LPR을 4.15%에서 4.0%로 0.10% 내리면서 1차적인 조치를 취했다.

중국 정부는 여기에 미국 정부의 선제조치가 나오면서 마음이 급해졌다. 인민은행은 지난달 분기 통화정책 보고서에서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안정을 위해 통화정책의 유연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혀 이달에도 LPR을 낮출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놨다.

일본 또한 연준의 움직임에 서둘러 반응했다. 일본은행은 16일 회의에서 자금공급 확대를 위해 현재 연간 6조엔(약 68조6000억원)인 상장지수펀드(ETF) 매입액을 2배 늘린 12조엔 규모로 확대하기로 했다. 다만 현재 -0.1%인 기준금리는 추가로 더 내리지 않기로 했다. 일본은행은 당초 오는 18~19일로 예정돼 있던 금융정책결정 회의를 역대 최초로 이틀 앞당겨 이날 했다.

미국에 맞춰 금리인하를 검토하는 곳은 이외에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달러와 연동하는 달러 고정환율제를 시행하는 홍콩은 이날 기준금리를 1.5%에서 0.86%로 0.64%포인트 내렸다. 뉴질랜드 중앙은행도 이날 기준금리를 1%에서 0.25%로 0.75%포인트 긴급 인하했다. 필리핀 중앙은행 역시 코로나19 여파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이상 인하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