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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 튀고 피 나오니 더 무섭다"…코로나에 치과도 발길 '뚝'

뉴스1

입력 2020.03.17 05:12

수정 2020.03.17 05:12

"침 튀고 피 나오니 더 무섭다"…코로나에 치과도 발길 '뚝'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사랑니 빼야하는데 치과 가기가 겁나요."

대학생 김현빈씨(가명·23)는 치아에 통증이 있어 치과에 갔더니 사랑니를 빼고 충치 치료를 병행해야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A씨는 치과에 가기 겁난다고 호소한다. 다름 아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이다.

김씨는 "코로나19는 침방울이 원인이라고 하는데, 치과는 마스크를 벗고 입 안의 침이나 피가 계속 튀는 곳이지 않냐"며 "당장 급한 치료만 하고 나머지는 코로나 사태가 끝나면 할까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회사원 한민정씨(가명·39)도 6개월에 한번씩 주기적으로 스케일링을 받았지만, 올해에는 코로나19 사태가 끝날 때까지 미루기로 했다. 한씨는 "교정으로 치아 안 쪽에 보철이 붙어 있어 스케일링을 주기적으로 해야하는데, 올해는 도저히 갈 수가 없었다"며 탄식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김씨나 한씨와 같이 치과 진료를 꺼리는 환자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16일 서울 송파구의 한 치과에서는 "요새 예약하는 환자가 거의 없다"면서 "예약했던 환자도 예약을 취소하고 있다. 전달에 비해 환자가 현저히 줄었다"고 토로했다.

치과 개원의들이 모인 한 인터넷 카페에서도 '전달에 비해 환자가 현저히 줄었다' '코로나 확진자가 치과 바로 옆 아파트라 타격이 크다' '예약이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는 등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사실 불안한 것은 치과 직원들도 마찬가지다. 1차 의료기관인 치과에서는 환자들의 입 안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침과 출혈을 고스란히 접할 수 밖에 없다. 마스크와 장갑을 필수적으로 착용하고 수술 때 일회용 가운을 입는 등의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위험은 상존한다.

무엇보다 치과들이 가장 걱정하는 상황은 혹시라도 유증상자가 방문해 동선이 노출되거나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음으로써 몇 주 간 문을 닫는 것이다.

때문에 일부 치과에서는 직원뿐 아니라 모든 환자에게 마스크를 나눠주고 체온 측정, 손 소독제 사용 등을 권고하며 감염 확산을 막고 있다. 또 규모가 큰 치과에서는 현재 증상 및 해외여행 이력을 문진하거나 자체적으로 방역을 실시하기도 한다.

정부도 나섰다.
치과의료기관에 안정적으로 마스크를 공급하기 위해 치과의사협회를 공적 마스크 판매처로 정하고 지난 6일부터 '덴탈용 마스크'의 80%를 협회를 소속 분회를 통해 공급하기로 했다.

치협은 지난 10일 입고된 공적마스크 8만8000장과 추가 입고된 16만2600만장 분량의 마스크를 전국 시·도지부에 발송하기로 했다.
이로써 10일까지 전국 발송이 완료된 22만장의 물량까지 포함해 총 47만장의 공적 마스크를 공급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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