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2016년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에서 최종 2위를 기록, 그룹 아이오아이(I.O.I)로 데뷔한 세정(24)은 이후 그룹 구구단과 솔로곡, 예능, '학교 2017' '너의 노래를 들려줘' 등 연기 활동까지 펼치며 다방면에서 활약해왔다. 특히 솔로곡 '꽃길'과 '터널'로 입지를 다진 세정이 17일 오후 6시 첫 번째 미니 앨범 '화분'을 내놓는다. 수록곡 4곡에 작사, 작곡으로 참여한 만큼 세정의 진솔한 심경이 담긴 '화분'은 어떨까.
미니 1집 '화분'은 세정의 거창한 위로보다 작고 투박한 말 한마디로 마음이 담겼다. 처음이지만 진심이 가득 느껴지는, 어느새 위로되는 듯한 앨범으로 '내가 나를 위해 듣게 되는 위로의 곡'들로 구성됐다. 타이틀곡 '화분'을 비롯해 '오늘은 괜찮아' '스카이라인'(SKYLINE) '오리발' '꿈속에서 널'까지 총 다섯 트랙으로 세정만의 감성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앨범과 동명의 타이틀곡 '화분'은 누군가를 위로하기도, 때로는 누군가에게 위로받기를 원할 수도 있는 감정을 화분에 담긴 작은 생명에게서 받은 느낌을 풀어냈다. 선우정아의 곡으로, 아름다운 선율 위에 세정의 보이스가 어우러졌다.
세정은 앨범 발매를 앞두고 최근 뉴스1과 만나 첫 미니앨범을 내놓는 소감과 근황을 전했다. "첫 미니앨범이라 담고 싶었던 이야기를 최대한 담아냈다"면서 기대와 동시에 걱정도 하고 있다는 세정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이야기를 술술 풀어냈다.
다음은 세정과 일문일답.
-첫 번째 앨범을 발표하는 기분이 어떤가.
▶담고 싶은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을 최대한 담아내서 애정도 많이 담겨있어서 기대도 많이 되고 걱정도 많이 된다. 처음 작사와 작곡을 동시에 도전해서 사람들이 저의 이런 모습을 알게 될 거란 기대도 있고, 처음 도전이라 부족한 부분도 있어서 걱정도 드는 게 사실이다. 모든 걸 혼자 해서 책임도 져야 하고, 질타를 받을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 기대가 훨씬 크다. 어떤 반응일지 걱정도 되지만 기대와 신남에 부풀어있기에 아까운 시간이다.
-타이틀곡 '화분'이 가수 선우정아의 곡인데, 작업은 어땠나.
▶중고등학교 때부터 선우정아 선배님 노래를 들었다. 입시도 선우정아 선배님 곡으로 준비도 할 정도였다. 이번에 마침 회사에서 같이 작업하고 싶은 아티스트 있냐고 물으셔서 제안하게 됐고, 선배님도 좋다고 하셨다. 작업하면서 정말 멋진 분이란 걸 느꼈다. 곡을 쓸 때 내가 이렇게 쓴 이유를 말하기 어려울 때가 있는데, 선배님은 그 이유가 명확하시더라. 왜 이런 멜로디를 썼는지 말을 해주셨다. '화분'도 '이러한 마음을 담아서 썼는데 세정씨가 이렇게 해달라'라며 설명해주셨는데 이렇게 말해주는 게 쉽지 않다. 정말 멋있다.
-어떤 점을 가장 크게 도움받은 것 같나.
▶처음 미니앨범을 내는지라 솔로에 대한 테크닉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모든 걸 제가 결정해야 했는데 (선우정아) 선배님이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됐다. 심지어 녹음 부스도 들어오셔서 '이런 탄력을 느끼면서 부르면 좋겠다'며 원테이크로 음 하나 틀리지 않고 부르시더라. 저도 모르게 반성하게 됐다. 안일해지는 부분이 있었는데 선배님을 보고, 더 노래를 발전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번 앨범 작업 기간은 어느 정도인가.
▶실제 미니앨범 준비부터는 1년 전부터다. 1년이 긴 시간이기도 하지만, 꾸준히 준비해 놓을 걸, 생각도 했다.(웃음) 1년이 걸리니까 중간에 잠시 놓는 시간도 생기더라. 타이트하면 오히려 '와다다' 하지 않나. 그래도 1년 동안 충분히 돌아볼 수 있었다. 바꿀 부분은 바꾸고, 다시 재정비도 하고. 지금 들어보니 1년이란 시간이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다.
-이번 앨범은 '위로'라는 주제가 관통한다. 왜 위로를 택했나.
▶전 노래를 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공감인 것 같다. 듣는 사람이 제 노래를 듣고 같이 공감해야 하지 않나. 그리고 노래를 듣는 건 사람인데 사람이라면 위로가 필요한 순간이 한 번쯤 꼭 있다. 제가 처음 가수를 꿈꿨을 때부터 위로를 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저 자신도 위로가 필요할 때가 있었는데, 이런 이야기를 해주는 사람이 없을까 생각도 들었고. 전 옥상달빛 노래를 듣고 위로를 많이 얻었다.
-위로를 주고 싶고, 위로가 필요하다고 했는데 데뷔 후 위로를 받고 싶은 힘든 순간은 없었나.
▶2018년도 즈음이다. 혼란도 오고 생각이 많아졌다. 그때 어떻게 이겨나가야 할지 찾아가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나를 꺼내줄 수 있는 사람 곁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야 할 것 같더라.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지 않은 게 독이 됐던 것 같다. 그래서 집에 내려가도 엄마가 있어도 혼자 방에 있으면서 시간을 가졌고 그렇게 힘든 순간을 풀었던 것 같다. 그땐 저도 느낀 번아웃 시기였다. 회사에 쉬고 싶다고도 말했는데, 또 사람들이 날 잊어버리면 어떡하지, 괴로움도 들었다. 그런데 제가 생각했던 것만큼 아무것도 안 한 게 아니란 걸 깨달았다. 내가 무서워서 잠깐 멈춘 것이다.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문이 있어서 한발 한발 나오게 됐다.
-보통 가수들이 곡을 쓰면서 여러 감정을 해소한다고 하는데, 세정도 그런 순간을 경험했나.
▶앞서 말한 시기에 탄생한 곡이 '오늘은 괜찮아'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시기에 곡이 많이 나왔다. 사실 지금 막상 위로에 대한 곡을 쓰려고 하면 잘 안 나온다. 그런데 그 당시엔 나를 위한 곡을 쓰다 보니까 막 나오더라. 그때 알았다. 남을 위로하고자 하면 오히려 부담될 때가 많고, 솔직히 도움도 안 될 것 같다는 걸. 그 어두웠던 시간 속에서 여러 가지 공감을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 시기를 지나고 나온 게 '화분'인데, 앨범명에 특별한 의미가 있나.
▶제가 욕심이 많다. 그걸 저도 너무 잘 안다. 그 덕분에 힘을 잃지 않고 가는 것 같다. 제가 뿌려놓은 씨앗이 많은데 제대로 꽃을 본 적은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이 시점이 적당한, 딱 화분으로 보이는 시기 같더라. 새싹이나 꽃이라고 말하긴 애매하지만 전체적으로 화분이 하나 있다고 말하기 좋은 시기다. '화분'이라는 앨범명에 스스로 공감이 많이 됐다. 다른 사람들도 제 음악이 위로가 필요하다고 생각할 때 필요한 음악이 됐으면 한다.
-이번 앨범에 대한 자신의 만족도는.
▶사실 '화분'을 준비하면서 많이 반성했다. 너무 안일하게 굴었구나. 데뷔하고 4년이라는 시간 동안 나에 대한 연구, 발성이나 목 관리 등을 다양하게 준비했어야 했다. 막상 이번에 다섯 곡을 다 불러야 하니까 스스로 부족함을 느꼈다. 앞으로 더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괜찮다고 느꼈다가도, 다음 녹음할 때 되면 여지껏 뭐한 걸까 생각이 들었다. 하나하나 깨닫는 게 많았던 순간이었다. 다음 앨범 준비할 땐 이러지 말아야겠다.(웃음)
-많은 여자 솔로 가수 중 세정만의 강점은 무엇인가.
▶투박함과 진실 아닐까요.(하하) 제가 막 완벽하진 않다. 성격도 털털하고 빈틈이 많아서 틀리는 부분이 많은데 오히려 그 투박함에서 애정을 느끼게 하는 게 있지 않을까. 그리고 전 진실함, 공감이 중요한 포인트라 생각한다. 전 노래뿐만 아니라 연기, 예능, 작사작곡을 할 때 진심이라는 포인트를 담아서 하는 게 주제라 생각해서 이게 강점으로 다가가지 않을까. 이번 앨범에 수기로 손편지를 써서 넣었는데, 이것도 제 진심이 느껴질 것 같아서 적게 됐다.
<【인터뷰②】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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