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소금물 코로나 퇴치' 정말 믿었나…잇단 '인포데믹' 왜

뉴스1

입력 2020.03.17 14:36

수정 2020.03.17 14:36

16일 오전 경기 성남 은혜의 강 교회 앞에서 수정구청 환경위생과 직원들이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2020.3.16/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16일 오전 경기 성남 은혜의 강 교회 앞에서 수정구청 환경위생과 직원들이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2020.3.16/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박종홍 기자 = "입을 크게 벌리세요. (소금물로) 소독합니다."

경기 성남 은혜의 강 교회는 지난 1일 예배 시작 전 참석 교인들을 상대로 분무기로 소금물을 뿌렸다. 교회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소독을 한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방역은커녕 코로나19 감염 확진자만 쏟아졌다.
집단감염 경로가 소금물 소독 과정에서 이뤄졌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7일 기준 은혜의강 교회를 통해 목사 부부와 교인, 교인과 접촉해 감염된 인근 주민까지 총 51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했다.

'인포데믹'(infodemic)이 낳은 대표적인 촌극이자 비극적 사례다. 정보(information)와 감염병(epidemic)의 합성어인 인포데믹은 잘못된 정보가 삽시간에 감염병처럼 전파돼 사회문제를 일으키는 현상을 말한다.

방역당국은 은혜의 강 교회 측이 분무기 소독 조치도 없이 소금물을 반복적으로 분사하면서 비말 등이 튀도록 유발한 이 행위를 주요 감염 확산 원인으로 판단했다. 감염병 대처에 대한 잘못된 정보로 인해 감염이 더욱 확산됐다는 것이다. 소금물은 인후통이 있을 때 도움은 될 수 있지만 코로나19 등 바이러스 예방에는 사실상 검증된 효과가 없다는 게 과학계 중론이다.

이런 인포데믹 현상은 불필요한 불안을 유발하고 애먼 피해자가 만들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제주도 내 유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지난 1일부터 열흘동안 제주를 여행한 뒤 대구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A씨가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의 한 호텔 등을 다녀갔다는 내용의 거짓 동선이 빠르게 확산됐다.

해당 호텔 운영자의 피해는 물론 거짓 동선을 사실로 받아들인 주민들 사이에서는 불안감이 커졌다. 제주지방경찰청은 최초 작성자와 유포자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인포데믹은 시민 혼란도 부추긴다. 잘못된 보건용 마스크 재사용법이 대표적이다. 전자레인지를 이용해 소독한다거나 알코올을 뿌리면 1회용 보건용 마스크라도 다시 쓸 수 있다는 근거없는 가짜 정보에 시민들이 헛수고하는 사례가 많았다. 현재 보건용 마스크 재사용 방법에 대한 의학적 연구는 없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시대 인포데믹 현상이 곳곳에서 벌어지는 이유는 신종 감염병이라는 특성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코로나19와 관련된 검증된 정보가 부족하다 보니 부정확한 내용도 그럴 듯하면 많은 사람이 신뢰하게 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인포데믹 현상 심화로 코로나19 감염 확산뿐 아니라 정신적·심리적 문제도 수반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손석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우려가 이미 존재하는 상황에서 허위정보까지 확산하면 공포가 극대화하고 우울, 불안 등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인포데믹 대처법은 간명하다. 조성준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카더라나 지라시 등에 휘둘리지 말고 정확한 뉴스, 믿을만한 정보를 적당히 받아들이는 게 최선"이라며 "현재 검증된 코로나19 관련 의학 정보나 정신적 스트레스 대처법은 확인된 전문가 의견이나 보건복지부, 국가트라우마센터 등 정부 기관의 정보 등을 참조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도 이날 브리핑에서 "국민들도 부정확한 정보를 활용하고 믿고 따름으로써 부작용이 얼마나 큰지를 은혜의 강 교회 사례에서 충분히 확인했을 것으로 믿는다"며 "방역당국 정보를 최대한 이해하고 믿고 따라주기를 다시 한번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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