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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주재 '워룸' 비상경제회의 11년 만에 부활…19일 첫 회의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3회 국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20.3.17/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3회 국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20.3.17/뉴스1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국가적 경제위기 때마다 가동됐던 비상회의기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전세계적 경제위기로 11년 만에 부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국무회의에서 현 상황을 "미증유의 비상경제시국"으로 규정하고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비상경제회의를 통해 특단의 대책과 조치를 신속하게 결정하고 강력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첫 회의는 오는 19일 열린다.

코로나19로 인해 내수 경기가 얼어붙은 데다 전세계적 유행으로 국제 무역 및 금융 시장도 위기를 겪고 있는 비상 상황인 만큼 특단의 대책을 신속하게 내놓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대통령이 직접 판단해 결정하고 이에 대한 책임도 지면서 기획재정부 등 정책 결정에 보수적인 정부 부처보다 경제 정책에 과감성과 신속성을 불어넣는 '워룸'(War Room·전시작전상황실) 역할을 할 전망이다.

회의에는 대통령과 청와대 정책실장, 경제수석 등 청와대 경제참모들과 기재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등 관계부처 장관들이 참여할 전망이다. 재계, 금융계, 학계, 노동계 전문가들도 참여 가능성이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첫 회의에서 비상경제회의가 다룰 구체적 의제와 운영 방안, 구성 등 세부사항에 관해 밝힐 예정이다.

앞서 김대중 전 대통령은 임기가 시작된 1998년 3월, 전년도 11월 터진 IMF 외환위기를 조기에 극복하고 물가, 실업 문제 등 경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김 전 대통령이 의장을 맡는 경제대책조정회의를 발족했다.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결정했던 경제정책을 대통령이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였다.

대통령을 비롯해 재경부, 산자부, 노동부, 기획예산위원장, 금감원장, 한은 총재, 정책기획수석, 경제수석, 대통령이 지명하는 2명 등 총 11명으로 구성돼 이듬해 4월까지 매주 1회 회의를 개최했다.

2008년 글로벌 경제금융위기가 터지자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9년 1월 비상경제대책회의를 가동하고, 비상경제상황실을 거시경제·일자리, 실물·중소기업, 금융·구조조정, 사회안전망 등 4개팀으로 구성해 운영했다.

경제대책조정회의와 같이 대통령이 의장을 맡았고 기획재정부 장관과 한은 총재, 대통령 경제특보, 경제주석, 국정기획수석,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 2~3명이 고정으로 참여했다.

이번 비상경제회의 가동으로 정부는 코로나19 대응과 관련, 방역 분야에 정세균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하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경제 분야에 문 대통령을 중심으로 하는 비상경제회의가 각각 대응하는 투톱 체제를 갖추게 됐다.

수도권에서 소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했지만 전국적으로 신규 확진자가 두자릿수로 감소한 만큼 방역 문제는 정 총리가, 문 대통령은 경제 문제에 초점을 맞춰 이끈다는 방침이다.


정 총리는 중대본부장으로서 매일 중대본 회의를 직접 챙기고 있다.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4일까지 19일 동안 대구에 머물며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집중된 대구·경북 상황을 직접 챙기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비상경제회의는 비상경제시국을 헤쳐나가는 경제 중대본"이라며 "코로나19와 전쟁을 하는 방역 중대본과 함께 경제와 방역에서 비상국면을 돌파하는 두 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