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중복↓’ 특행기관-지자체 협업 제도화

앞으로 특별행정기관과 자치단체의 협업이 제도화된다. 그동안 유사·중복업무로 행정효율성이 저하되는 것은 물론 특행기관을 없애고 지자체로 이양하는 속도도 갈수록 떨어지고 있어서다. 자치단체가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업무를 중앙정부가 수행토록 한 '특별지방행정기관(특행기관)'은 행정력 낭비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17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방행정연구원은 지난 2월 말 특행기관-지자체 협업 제도화와 관련된 정책연구에 돌입했다. 두 기관의 업무가 중복되지 않도록 효율적인 협업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특행기관은 중앙행정기관의 업무를 지역에서 효율적으로 수행할 필요가 있거나 업무의 전문성과 특수성으로 인해 자치단체가 맡기에는 적합하지 않을 경우 설치한다. 고용노동부의 지방고용노동청과 중소벤처기업부의 지방중소벤처기업청 등이 대표적이다.

문제는 자치단체와 특행기관의 업무가 유사·중복되는 경우가 많아 행정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예컨대 자치단체별로 지역 내 중소기업, 벤처기업 지원책을 마련해 지원에 나서고 있는데 지방중기청도 유사한 사업을 별도 시행하는 식이다. 두 사업을 통합해 정책효과를 높일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지는 것이다.

과거 정부들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순차적으로 특행기관을 없애고 지자체로 업무를 이양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이양 속도가 매우 더뎠다. 이해관계자가 많아 의견수렴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MB정부 당시 국도하천, 해양항만, 식의약품 분야를 지방에 이양했지만 되레 특행기관 수는 더 늘기도 했다. 2008년 4579개에서 2019년 5107개로 10년만에 528개가 증가했다. 정원도 20만1591명에서 23만6883명으로 3만5292명 늘었다.

이에 문재인 정부는 특행기관을 없애기보단 두 기관의 '협업 제도화'로 방향을 잡았다. 지자체와 특행기관 간 효율적인 의사소통을 바탕으로 중복 업무를 막고 사업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주무부처인 행안부는 지난해 지자체 의견을 수렴한 후 담당자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를 바탕으로 정책연구에 나서 정교한 제도를 설계한다는 방침이다.
대통령령인 '중앙행정기관·지방자치단체 정책협의회 운영 규정'에 관련 내용을 담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이르면 오는 8월 연구결과가 나온다.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효율적인 제도를 설계하겠다"고 밝혔다.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